[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양회가 올해 임기가 만료된 사내ㆍ외 이사 전원의 유임을 확정했다.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경영진들이 실적부문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새로운 변화보다는 기존 체제로 경영 성과를 잇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는 다음달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야마시타 유타카 회장과 이윤호 사장을 임기 2년의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기로 했다. 기쿠치 켄 태평양시멘트 해외사업본부장과 서정수 전 신한은행 기업금융부 부장도 각각 사내ㆍ사외이사로 재선임 한다.
야마시타 유타카 회장은 일본 태평양시멘트 집행임원으로, 지난 2013년 쌍용양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태평양시멘트의 재무와 관리를 담당해 온 야마시타 회장은 한ㆍ일 양국의 경영방식을 접목시켜 쌍용양회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같은 시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한 이윤호 대표 역시 부채와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쌍용양회를 흑자체제로 전환시킨 데 큰 기여를 한 인물로 꼽힌다.
쌍용양회는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 2조207억원, 영업이익 1623억원, 당기순이익 10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매출액은 1.9%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7.5%, 133.4%가 증가한 수치다. 건설경기 침체로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터진 2008년 이후 최대다.
업계는 쌍용양회의 단일 최대주주인 태평양시멘트가 경영진 유임을 통해 조직 안정화를 꾀한 만큼 채권단의 지분 매각 작업의 속도도 늦춰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평양시멘트의 쌍용양회 지분율은 32.36%를 보유, 단일 주주로는 가장 많다. 하지만 산업은행(13.81%)ㆍ신한은행(12.48%)ㆍ서울보증보험(10.54%)ㆍ한앤컴퍼니(10.00%) 등 채권단이 보유 지분(46.83%)을 모두 매각하고 나면 인수자가 최대주주가 된다. 태평양시멘트는 아직 쌍용양회 지분을 함께 팔 것인지,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은 상태라 채권단의 지분 매각 작업에도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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