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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이 다세대·연립주택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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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판교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이사갈 집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 아파트 전셋값이 부담스러워 방 두개짜리 연립주택으로 눈을 돌렸지만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투룸은 대부분 반전세였고 원룸만 넘쳐났다. 그나마 나와있는 저렴한 매물은 융자금이 많은 집이어서 선뜻 계약하기가 어려웠다.


전세난이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까지 집어삼키고 있다. 아파트에 비해 주거비용이 저렴해 주거 틈새시장으로 여겨졌지만 전셋값이 매매가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고 월세화도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아파트에 비해 전월세전환율도 높아 주 임대 수요층인 신혼부부나 직장인들의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월 기준 전국의 연립주택 전세가격이 1년전보다 3.94%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1월 전셋값 변동률만 놓고 보면 전국 연립주택 전셋값이 0.31% 올랐고,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0.27%)을 뛰어넘었다. 연립주택은 다세대주택과 함께 흔히 '빌라'라고 불리는데, 4층 이하로 건립되는 주택을 말한다. 연면적이 660㎡ 이하이면 다세대, 넘으면 연립주택으로 분류한다.


몇년째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이하 전세가율)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연립주택의 전세가율은 1월 기준 63.2%를 기록했다. 서울(63.9%)은 전국 평균치보다 높고 5대광역시는 70.6%까지 올라섰다. 1년동안 서울은 3%, 전국은 2%씩 올랐다.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립·다세대 주택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014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다세대·연립주택의 전월세 거래량은 총 9만5129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259건(8%)이 증가했고, 전·월세 거래가 동시에 늘어났다. 아파트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같은 지역 내 다세대나 연립주택으로 옮겨간 간 세입자들이 그만큼 늘어난 영향이다.


오르는 전셋값도 문제지만 높은 전월세전환율 때문에 월세로 전환할 때 부담해야 하는 월세도 아파트보다 높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 전월세전환율은 7.7%를 기록했다. 이중 연립·다세대주택은 8.1%로 아파트(6.0%)보다 높았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는 비율인데 반환 위험을 반영하기 때문에 전세보증금이 낮고 주택 면적이 작을 수록 높다.


실제 통계자료에서도 전용면적 30㎡ 이하 연립·다세대 주택의 전월세전환율이 가장 높았다. 수도권의 전용 30㎡ 이하 전월세전환율은 8.1%를 기록했고 지방은 11.1%로 법에서 정한 기준(8.0%)을 크게 뛰어넘었다. 전용 60㎡초과 연립주택과는 2.2%나 차이가 났다.


이밖에도 올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1만3000가구가 이주에 나설 예정이어서 연립·다세대주택으로 이주하는 세입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014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강동구 연립·다세대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총 4391건으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 579건(15%)이나 늘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09년 이후 전셋값이 상승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에는 서울에서 수도권 지역으로 확산되다가 최근에는 아파트에서 연립, 다세대 등 다른 유형의 주택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올해는 강남권 이주수요가 많은데 동일한 지역에 거주하려는 사람들은 아파트 대신 빌라 등으로 눈높이를 낮춰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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