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20나노 기술력을 바탕으로 D램 점유율 격차 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출시한 20나노 D램 매출이 본격화 되면서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2~3위 업체와의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반도체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20나노 D램에 대한 주문이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PC용 D램(3월)과 모바일용 D램(9월), 서버용 D램(10월)에 이어 그래픽 D램까지 20나노 양산에 들어갔다. 세계 최초로 모든 종류의 D램을 20나노 미세 공정으로 양산하는 체제를 구축한 것.
이 덕분에 최근 업계에서는 너도나도 20나노 D램을 채택하기 위해 삼성전자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프리미엄 라인의 PC·모바일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나 고사양 서버 구축을 원하는 기업이라면 20나노 D램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이미 20나노 중반대급의 제품을 선택하기로 결정했다가도, 다시 20나노 제품을 채택하기 위해 거래처를 재검토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모바일용 D램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20나노는 반도체의 회로선폭을 20nm(1nm는 10억분의1m)까지 극세화한 공정 기술을 의미한다. 공정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모든 면에서 이전보다 향상된 칩을 만들 수 있다. 또 공정 미세화는 하나의 반도체 재료(웨이퍼)에서 생산할 수 있는 칩의 개수도 늘어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삼성전자만 생산한다.
경쟁사 주력 제품인 25나노 D램보다 소비전력은 25% 줄였고, 생산성은 30% 가량 증가하는 효과도 있다. 생산성은 높은데다 소비전력은 적게 들어 배터리 소비에 민감한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이 특히 20나노를 반기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가 20나노 D램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본격적인 판매는 하반기 이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20나노 D램 양산비율을 전체 D램 생산량의 40~50% 수준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D램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14% 성장한 528억2800만달러로 예상된다. 이같은 시장 전망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D램 점유율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D램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2.3%(아이서플라이 자료)로, 올해 50%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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