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임시중단하면 핵실험 계획을 중지하겠다는 제안은 핵실험을 위한 명분쌓기가 아니라고 북한의 외교 관리가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16일 보도했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한 관리는 15일 이번 제안이 4차 핵실험을 위한 명분쌓기라는 추측을 강하게 부인했다고 VOA는 전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전쟁 위험을 제거하고 긴장을 완화하며 평화적 환경을 마련한다는 우선순위를 실천하기 위한 목적이지 핵실험을 위한 사전 절차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관리는 이번 제안을 한미 군사훈련 강행시 핵실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직설적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면서 "현 시점에서 핵실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성급한 추측이자 확대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10일 북한의 제안은 40년 간 연례로 해온 방어 목적의 한미 군사훈련과 유엔이 금지한 핵실험을 연계하는 암묵적인 협박이라며 거부했다.
미 국무부는 12일에도 같은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북한의 새로운 핵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일 뿐아니라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 따른 약속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관리는 "특히 북한 당국도 그런 상황을 바라지 않는다며, 미국이 심사숙고한 뒤 긍정적 반응을 보이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1992년 '한미 팀스피리트 훈련'이 중단된 선례가 있다며, 한국과의 훈련이 40년 간 연례적으로 이뤄져 문제될 게 없다는 미국 측 논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리는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안명훈 차석대사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제안이 실행된다면 올해 한반도에서 많은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가능한 일이 뭔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결심은 확고히 섰고, 북한의 요구가 관철되면 한반도에서 '극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VOA는 덧붙였다.
한편, 이 관리는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장일훈 차석대사가 18일부터 이틀 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미국과 북한 간 '반관반민' 접촉을 위해 14일 출국했다고 전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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