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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반상회’, ‘자치’ 이름으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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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반상회’, ‘자치’ 이름으로 부활 광주시 광산구 신가동 신가놀이터 제4호에서 주민 70여명이 모여 ‘골목 반상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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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광산구 신가동 주민들, ‘골목반상회’ 열고 쓰레기·주차 문제 논의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지역아동센터 주변에 사람들이 쓰레기를 너무 버린다. 어제도 30L 쓰레기봉투 다섯 봉지 분량을 아이들과 함께 치웠다. 아이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동네 사람들이 불법투기를 막아 달라.”


13일 광주시 광산구 신가동 신가놀이터 제4호에서 주민 70여명이 모여 ‘골목 반상회’를 열었다. ‘우리 동네 문제는 우리가 해결한다’는 구호 아래 20년 간 볼 수 없었던 풍경이 마을 놀이터에서 펼쳐진 것.

해돋이 지역아동센터 이승미 센터장은 이날 반상회에서 이웃들을 향해 쓰레기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고 당부했다. 다른 주민들도 불법주차, 청소, 방범 등 마을 문제에 대해 저마다의 의견과 해법을 내놓았다.


1975년 5월 처음으로 열린 반상회는 20년 전인 1995년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며 폐지되기 시작했다. 반상회가 정부정책을 일방적으로 지시·명령하는 시간으로 활용되거나, 행정기관의 주민 감시·통제 수단으로 쓰여 자치에 역행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광산구는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고, 이날 자치의 이름으로 반상회를 부활시켰다. 주민들이 모여 마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자치의 장으로, 구가 주민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는 소통공간으로 반상회를 꾸미기로 한 것이다. 마을과 동네 깊숙이 뿌리내리는 자치를 실천하는 최소 단위로 반상회를 비판적으로 계승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이날 반상회는 주민들이 동네 문제를 제기하고, 해법도 찾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과거 반장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던 방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주민들의 자유로운 의견이 오갈 수 있도록 광산구는 보조역할에 주력했다. 봄철 가로수 정비, 파손도로 정비 등 현장에서 제기된 생활민원을 적극 검토하기로 약속하는 정도였다.


신가동 28통 이안순(64) 통장은 “북구에서 통장을 하다가 신가동으로 이사 왔는데 태어나서 이런 반상회는 처음이다”며 “무엇보다 이렇게 이웃들의 얼굴을 보니 반갑고, 더 좋은 마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자주 모이면 좋겠다”고 밝혔다.


광산구 관계자는 “새롭게 탄생한 반상회를 구 전역으로 소개·확산시켜 주민들이 동네 문제를 스스로 풀어나가는 장으로 만들겠다”며 “더 좋은 동네를 가꾸는 주민자치 기초 조직으로 반상회가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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