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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佛국민들 "내가 샤를리"…모두가 펜이 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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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교민 임혜경씨 현지 르포


샤를리 에브도의 장 카뷔는 무슬림만이 아닌 모든 종교와 권력에 대해 풍자의 필봉을 휘두른 만화가였다. 16세부터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그는 77세 생일(1938년 1월13일생)을 일주일 앞두고 광신도 무슬림의 언론 테러에 죽음을 당했다. 그는 4년 전에 그린 풍자만화 때문에 계속해서 심각한 수준의 협박을 받아왔으며 24시간 두 명의 경찰이 보호하는 가운데 지내왔다. 그가 총을 맞던 날 그 두 명의 경찰도 현장에서 죽음을 당했다. 프랑스 언론들은 "이런 보복 사태를 인류가 용인한다면 언론의 비판기능 자체가 큰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날 함께 피살된 만화가 샤르(Charb)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나는 무릎 꿇고 사는 것보다 선 채로 항거하다 죽는 것을 희망한다."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테러리스트가 언론사에서 난사테러를 행한 뒤 이렇게 외쳤다. "나는 샤를리를 죽였다." 그 말에 프랑스 국민들이 일제히 응답하며 들고 일어났다. "아니야, 내가 샤를리야. 우리가 샤를리야. 네가 죽인 건 샤를리가 아니야." 언론의 자유는 결코 총으로 죽일 수 없음을 온 국민이 목청 높여 외친 셈이다.


내가 사는 르망에도 후속 사건이 잇달았다. 보수적인 무슬림 사원이 공격을 당했다. 사블롱 사원 앞마당에 여러 개의 폭발물이 던져졌고 하나가 터졌으나 부상자는 없었다. 도로는 경찰에 의해 차단되고 창문에는 총알자국이 나 있었다. 오늘 새벽 1시, 여기선 폭음 소리가 계속해서 들리고 있다. 만 8년 여기에 살면서 몇 번의 테러 소식은 들었지만 이번만큼 공포감을 느낀 것은 처음이다. 전국에 9만명의 군인과 경찰이 배치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복면 쓴 테러범이 남긴 차에는 박격포가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가만히 생각해본다. 언론의 자유가 무엇이며 종교의 자유는 또 무엇인가. 프랑스의 톨레랑스가 위기를 맞은 것인가, 아니면 치명적인 언론테러에 문득 언론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있는 것인가. 그런 생각으로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하고 결연해지기도 하는 날이다.
 
임혜경(프랑스 르망 거주 한국인 무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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