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혼자만으로는 한계”… 사물인터넷·SUHD TV·갤럭시S6 준비 중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삼성전자가 꺼내들 새 카드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분기 전체 실적을 이끈 반도체를 앞세워 불과 3개월만에 바닥을 탈출했지만 중장기 성장을 위한 추가 엔진이 필요한 시점이어서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4분기 실적을 크게 반기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전자업계 특성상 4분기가 계절적 성수기에 해당됐고 바로 이어지는 1분기가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1분기 실적이 다소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며 “반도체와 함께 안정적인 성장을 끌어갈 사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현재 삼성전자가 준비 중인 새 카드로는 사물인터넷(IoT)과 SUHD TV, 갤럭시S6 등 새 전략사업의 결과물이 꼽힌다.
이중 사물인터넷은 이달초 권오현 부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미래 경쟁력’으로 지정한 데 이어 윤부근 사장까지 이번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주력 신사업’으로 꼽은 분야다. 현 사물인터넷 인프라 수준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2020년에는 지금의 10배인 2000조원까지 시장 규모가 커질 수 있어서다. 더욱이 윤 사장이 “2~3년 내 사물인터넷이 체감될 것”이라고 강조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를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수익구조가 변화를 보일 가능성도 높다.
CES 2015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SUHD TV도 힘을 보탤 수 있을 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제품으로 타 업체들과 달리 양산 체제까지 갖춰 이미 기술력의 차이를 입증했다. 잠재수요도 폭발적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퀀텀닷 TV의 세계시장 규모가 올해 130만대에서 내년에는 500만대를 넘고 2017년에는 12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에는 1870만대에 이르러 20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중국 TV 메이저 업체들도 퀀텀닷 TV를 내놨지만 양산 수준에서는 삼성전자와 분명한 차이가 있어서다. 바로 양산 가능한 삼성전자의 TV 부문 신무기가 정체 상태인 소비자가전 부문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변수는 IM(IT·모바일)부문이다. 업계에서는 IM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9000억원 가량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1조7000억원)와 비슷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우선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 S6 출시를 기점으로 하이엔드 시장 공략에 나서 실적 개선에 나선다. 인도·중국 등 신흥시장을 겨냥한 중저가 보급폰도 종류를 줄이는 대신 가격 경쟁력을 갖춰 본격적인 점유율 싸움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반도체 부문은 삼성전자 내부는 물론 업계에서도 모두 안정적인 성장을 확신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력상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글로벌 시장이 10% 중반대 고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 상황이다. 가격 안정세만 유지된다면 나노 미세공정에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삼성전자가 메모리 부문에서는 독주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약점인 시스템LSI 등도 지난해부터 글로벌 제휴와 전략적 협력 틀을 공고히 구축한 상태라 올해는 실적 반등에 꾸준히 이바지할 가능성이 높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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