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 영업익 5.2조원 '어닝 서프라이즈'
IM 영업익 1.9조~2조원 수준 예상…전분기 대비 소폭 개선
"강도 높은 재고조정+폰 모델수 축소 '효율화'+전략폰 출격" 기대감↑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8000만대 상회 전망…"갤S6 흥행 관건"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5조2000억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데 IT·모바일(IT) 부문 역시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준 것으로 분석됐다. 9일 업계는 '휴대폰이 바닥을 지났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 역시 IM 부문의 실적 개선세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삼성전자는 전날 지난해 4분기 잠정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5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추정치) 4조8000억원을 8.3% 웃도는 '깜짝실적'이다. 이 가운데 IM 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9000억~2조원일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종전 IM 부문의 예상 영업이익 1조5000~1조9000억원의 상단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IM 부문이 전사적인 비용 절감 속에 하반기 전략폰 '갤럭시노트4' 출하량을 780만대 수준까지 증가시키면서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등을 주도해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봤다. 지난해 2~3분기 중저가폰의 충분한 재고조정이 있었고, 라인업 축소와 맞물려 재고 부담 역시 종전보다 줄었다는 평가다. 4분기 재고 처리를 위한 비용 감소 효과 역시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무엇보다 휴대폰이 '바닥을 확인했다'는 점이 큰 수확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체 스마트폰 판매물량은 전 분기 대비 소폭 줄었지만, 부진했던 '갤럭시S5'와 중저가폰 물량이 줄어든 반면 수익성이 좋은 갤럭시노트4의 판매가 늘면서 판매 단가가 개선되고 마진이 유지돼 이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22조원에서 24조원으로 상향조정했다. 1분기는 비수기임에도 5조4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8400만대로 전 분기 대비 12%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1분기 성적표의 등수를 결정할 주인공은 갤럭시S6가 꼽혔다. 출시시기에 대한 전망은 2월에서 3월 중순까지 다양하지만 1분기 내 본격 출시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황 애널리스트는 "갤럭시S6가 2월 출시되고 갤럭시A시리즈 출하가 1000만대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중저가폰인) 갤럭시E시리즈 출시로 판매 단가가 4%가량 하락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0% 마진과 2조2000억원의 수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8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봤다. 그는 "연말 스마트폰 재고 조정에 힘입어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0.0% 증가한 810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며 "갤럭시S6가 3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될 경우 스마트폰 출하량은 이 추정치를 웃돌 수도 있다"고 짚었다. 특히 갤럭시S6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14나노미터(nm) 핀펫(FinFet) 기반의 엑시노스가 대량으로 탑재되면서 시스템LSI의 실적 개선 역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 센터장은 "갤럭시S6의 성공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아이폰6의 인기가 시들해지는 시기라는 점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2분기까지 갤럭시S6가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1분기까지는 스마트폰이 바닥 확인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IM 부문의 수익성 둔화는 불가피하기 하나,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가 IM 부문의 수익성 저점으로 판단한다"며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와 유사한 5조2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분기부터 스마트폰 라인업 축소와 효율화로 IM 부문의 수익성이 추가로 개선되며 영업이익이 5조9000억원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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