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DP 0.45% 늘고 인플레 0.25% 감소, 경상흑자도 0.60% 증가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글로벌 경제 분석 기관들이 아시아 신흥국들의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좋을 것이란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유가가 아시아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란 예상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 경제 컨설팅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올해 아시아 신흥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4.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 4.3%보다 높은 것이다.
원유는 아시아(일본 제외) 총 수입의 18%, GDP의 3.4%를 차지한다. 유가 하락으로 원유 수입이 줄면 경상수지가 개선되고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면서 성장에 도움이 된다.
미국 투자은행(IB) 메릴린치는 한국과 태국이 저유가의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가 10% 떨어질 때마다 한국과 태국은 GDP가 0.45%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은 각각 0.25% 줄어들고 경상수지는 한국이 0.60%, 태국이 0.8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대만 등도 저유가에 따른 경제적 이득을 보고 있는 국가들이다. 미국 경제 분석업체 IHS는 유가 하락에 따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이 최소 0.25%에서 최대 0.5%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2344억달러(약 259조3401억원)어치의 원유를 수입했다. 이는 미국에 이은 세계 2위다.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서 20%씩 내려갈 때마다 중국이 누릴 경기부양 효과는 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57달러로 지난해 6월 115달러에서 반토막 났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 분석 기관인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은 유가 하락 덕분에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1%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둔화로 7%대 성장률이 무너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던 상황에서 유가 급락세로 중국 정부는 한시름을 덜게 됐다.
물론 아시아에서 저유가의 피해를 입는 국가들도 있다.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미얀마, 호주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아시아 최대 원유 수출국인 말레이시아의 올 성장률이 3.1%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5.9%의 절반 수준이다.
호주의 경우 저유가로 향후 4년간 7억6000만호주달러(약 6791억2080만원)에 달하는 세수가 증발할 것으로 전망됐다. 호주 정부는 향후 1~2년간 유가가 반등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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