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노동당 비서처 간부들에게 비공개 방침 하달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이 남북 최고위급 회담 등을 제안한 신년사를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해 12월29일 노동당 간부들에게 전쟁준비와 관련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비공개 방침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신년사를 통한 대남 유화적 내용들에 기대를 가지지 말라는 내부 경고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일(현지시간)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30일 중앙당 비서처 비준대상 간부들에게 김정은의 비공개 방침들이 전달됐다고 전했다.
이 방침은 김정은이 "조국통일 대전을 빠른 기간 안에 할 것이라고 하니 5년 후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는 잘 못된 생각이며, 그 보다 훨씬 빨리 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방침은 또 "북남 사이에 불신을 없애야 시간을 벌 수 있고, 외국의 투자를 유치해 전략물자를 더 빨리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한 결정적 조건을 만들기 위해 국방위원회가 나서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RFA는 전했다.
북한 소식통은 "이러한 방침은 신년사 내용을 토의하는 당 정치국 비공개회의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올해 북남관계 개선을 위한 전 방위적 공세와 함께 국방위원회 명의로 된 여러 조치들을 남한에 재촉 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RFA는 덧붙였다.
방침의 내용을 중앙당 비서처 비준급 고위간부들에게만 전달한 것은 올해 신년사에서 나올 남북대화’ 제의에 크게 기대를 걸지 말도록 미리 경고하는 의미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강조했다.
RFA는 또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 북한 내부 소식통이 "김정일 시대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것"이라면서 "지난 3년간에 걸친 김정은 정권의 국가운영 실험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고 잘라 말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김정은 정권은 김정일 식의 선군정치를 계속 고집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고위급회담까지 언급하면서도 '이산자 가족상봉'을 외면한 것은 북남관계를 형식주의적인 틀에서 다루겠다는 의도라고 이 소식통은 비판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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