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완전히 독립시키려던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잇달아 제기됐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과 관련된 위기가 더 확대되는 것을 바라지 않으며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독립국으로 만들려던 계획 대신 광범위한 자치권을 누리는 우크라이나 연방의 행정 단위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정보기관들은 푸틴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사태와 관련한 정책을 바꾼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독일 시사 주간 슈피겔이 보도했다.
정보기관들에 따르면 푸틴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등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노보로시야'라는 완전한 독립국으로 만들려던 당초 계획을 포기했다. 대신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연방제 국가로 만들고 동부 지역이 연방의 일원으로 광범위한 자치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정보기관들은 분석했다.
러시아 신문 '노바야 가제타'도 이날 슈피겔의 이 같은 보도에 동조했다.
신문은 자국 대통령 행정실, 정부, 분리주의 반군 등에 속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독립 노보로시야 건설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독립 구상의 주창자였던 크렘린 행정실 부실장 보리스 라포포르트의 경질도 이 같은 정책 변경과 연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6일 모스크바 외곽 공항에서 이뤄진 푸틴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간 전격적 회동도 크렘린의 정책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했다.
올랑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대러시아 정책에서 강경 노선으로 돌아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대신 서방과 러시아 간 중재자로 나섰으며 푸틴과의 회담에서 양측 간에 일정한 합의가 이루어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관측에 근거해 9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재개될 우크라이나 정부, 분리주의 반군,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대표들의 접촉그룹 회의에서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표시하고 있다. 접촉그룹은 지난 9월 초 민스크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을 중단시키기로 합의했으나 이 합의는 이후 당사자들에 의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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