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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석윤의 라커룸]日 니시코리, 한국에선 못 나오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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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석윤의 라커룸]日 니시코리, 한국에선 못 나오는 까닭 남녀 테니스 국가대표 선수들[사진 제공=대한테니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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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 남자 테니스에서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는 정현(18ㆍ삼일공고) 선수다. 173위. 지금 랭킹을 유지하면 내년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예선에 나갈 수 있다. 정 선수가 어린 나이에 국내 톱 랭커라는 사실은 현재 전성기를 맞은 간판선수가 없다는 의미다.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상적이지도 않다. 우리 테니스가 한 걸음 더 나아가려면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철밥통'이 된 감독 자리부터 점검해야 한다. 대한테니스협회에 등록된 국내 실업팀은 총 서른한 개. 이 실업팀 감독 가운데 대다수는 짧게는 4~5년, 길게는 10년 가까이 한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성적이 감독의 거취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를 보기 어렵다. 실업팀 가운데 스물일곱 곳은 '시청', '구청' 등 각 지자체 소속이다. 재원이 한정됐고, 개인기업과 달리 성과에 따라 감독을 쉽게 바꾸는 구조도 아니다. 그래서 "한 번 감독 되면 먹고 사는 데 지장 없다"는 말도 있다.


지자체 소속 실업팀은 선수들에 많은 지원을 하지 못한다. 세계대회에 나갈 기회가 적어 강한 상대와 만날 기회는 줄고, 세계랭킹도 올리기가 어렵다.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남자프로테니스(ATP)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가운데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가 WTA KIA코리아오픈 하나 뿐이라는 사실은 한국 테니스의 현 주소를 잘 말해준다. 국내에서 열리는 ATP 대회는 그나마도 없고, WTA 대회도 후원사가 자주 바뀐다. 투자에 인색한 것이다.

ATP 남자 단식 세계랭킹 5위 니시코리 게이(25ㆍ일본)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선수가 아니다. 니시코리는 소니의 창립자인 고(故) 모리타 아키오(1921~1999년) 회장의 동생 모리타 마사아키(87)가 일본테니스협회장으로 있는 동안 성장한 선수다. 처음에는 "쓸데 없는 투자"라는 비아냥도 들었지만 현재 니시코리는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니시코리의 등장은 일본 유망주들에게 큰 자극이고 동기부여다. 일본 테니스는 또 한번 강해질 것이다. 반면, 우리 테니스는 부러워할 자격도 없을 것 같다. '한국판 니시코리'가 나올 여지가 없다.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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