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슨 에번스 선임연구원 전망...北 인권결의안으로 영향은 최소화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최근 남북러 합작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하나로 러시아산 석탄을 포항으로 들여오고 있는 가운데 나진-하산 프로젝트로 대북 경제제재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유엔이 추진 중인 북한 인권결의안 갈등으로 그 영향은 최소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리서치 회사인 앨리슨 에번스 국별 위험도(컨트리 리스크) 담당 선임연구원은 28일(현지시간)은 '남북 간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경제협력'이라는 분석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에번스 선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러시아산 석탄 4만500t을 실은 중국 벌크선이 28일 북한 나진에서 출발해 29일 포항에 도착할 예정"이라면서 "이 운송 사업으로 북한은 총 400만달러로 예상되는 석탄 대금의 30%를 지급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직후 취해진 대북 경제제재 이후 최초의 남북 간 금융거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2010년 대북제재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간 투자 및 교역이 전면 중단됐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철도공사의 자회사인 RZD와 북한이 7대3의 지분구조로 설립한 라선콘트란스의 러시아 측 지분 약 절반을 현대상선과 코레일, 포스코 등으로 이뤄진 남한 컨소시엄이 사들여 우회 투자하는 프로젝트다.
한국 정부는 이번 운송 사업을 2010년 대북 경제제재의 예외로 간주하고 있다.
에번스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로 알려진 이 사업은 러시아와 북한 양국 간의 강화된 유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러시아 기업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이 북한의 도로망 현대화에 2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그 대가로 북한의 천연자원을 제공 받기로 했다. 또, 지난주에는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양국 간 교류증진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만나기도 했다.
에번스 선임연구원은 "이번 운송 사업으로 한국 정부의 안보 관련 입장이 완화된 것은 아니지만, 이 프로젝트는 대북제재 철회에 대한 남측의 협상과 고려 의지가 높아졌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분석은 최룡해 특사를 만난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이 방한해 최룡해 특사의 방러 결과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경제정책 등을 한국 측에 설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특히 대북 통일정책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류길재 장관은 28일 방한한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을 만나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남·북·러의 공동번영을 위한 사업이 되길 바란다"고 말해 분석가들의 기대치를 높였다.
에번스는 "이번 시범운송은 한국에 있어 상대적으로 그 규모나 가치가 크지 않지만, 남측 기업들은 주변국과의 경쟁 속에 북한의 교역관계 확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에번스는 유엔의 대북 인권결의가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그는 "북한의 대외 경제교류 확대는 김정은 체제의 주요 정책이며, 그 예로, 북한 당국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7월, 각각 13곳과 6곳의 경제개발구 추가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지난 11월 18일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통과에 반발하며, 추가 핵실험까지 언급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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