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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빅매치'로 돌아온 이정재 "배우 생활, 오랫동안 재밌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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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니면 이런 연기 못할거 같아서…격투 장면 소화하려 8개월간 트레이닝도"

영화 '빅매치'로 돌아온 이정재 "배우 생활, 오랫동안 재밌게 하고 싶다" 이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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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영화 '빅매치'에서 이정재는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다. '도둑들'에서는 언제 뒤통수를 칠지 모르는 비열한 도둑 '뽀빠이'를, '신세계'에서는 범죄조직에 위장 잠입한 엘리트 경찰 '이자성'을, '관상'에서는 김종서와 왕권 다툼을 펼치는 '수양대군'을 연기했던 이정재는 스크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늘 치열한 전략을 짜야 했고, 그런 얼굴에서는 웃음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최호 감독의 '빅매치'에서는 다르다. 말보다는 몸이 먼저 나가고, 고민하기 보다는 냅다 돌진하고 보는 격투기 선수 '최익호'가 그가 맡은 역할이다. 영화는 '최익호'가 악당에게 납치된 형을 구하기 위해 도심 전체를 가로지르며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담는다. 이 종합오락액션 영화에서 이정재는 백치미 가득한 순박한 모습을 선보이는데, 관객들에게는 다소 낯선 풍경이지만 어색하지는 않다. '빅매치' 개봉을 하루 앞둔 25일 이정재를 만났다.


"사실 코미디 연기에 대한 재능이 많지 않다. 각 요소요소마다 웃겨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솔직히 그게 잘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짧고 굵게 웃기기 보다는 코믹한 요소를 가늘고 엷게 가져가기로 했다. 어차피 김의성, 이성민, 배성우 등 나보다 훨씬 더 코믹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있기 때문에, 나는 영화의 톤과 색깔을 일정하게 맞추는 데 주안점을 뒀다."

영화는 마치 오락게임을 연상시킨다. 주인공 '최익호'는 한 라운드가 끝나면 제한된 시간 안에 더 고난도의 미션을 완수해야 한다. 미션에 실패하면 납치된 형의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이 모든 상황은 천재 악당 '에이스(신하균)'가 설계한 게임 속 상황이고, '최익호'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게임의 경주마로 선정됐을 뿐이다. '빅매치'라는 제목은 악랄한 '에이스'와 우직한 '최익호'의 대결을 뜻한다.


영화 '빅매치'로 돌아온 이정재 "배우 생활, 오랫동안 재밌게 하고 싶다" 이정재


당초 시나리오를 받고 주변의 많은 이들이 이정재가 '에이스' 역할을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한다. 한 장소에서 능수능란하게 게임을 지휘하는 '에이스'가 상대적으로 촬영하기 편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정재는 "'에이스' 역할이 보다 카리스마있게 나올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지금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몸으로 찍는 촬영을 하기 힘들 것 같아 '최익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액션 영화를 위해 8개월 정도 몸을 만들었다. 오전에 근육운동을 하고, 오후에는 격투기 훈련을 하면서 체중도 불려나갔다.

"특정 장르의 영화를 좋아한다기보다는 잘 만들어서 재밌는 영화를 좋아한다. 누가 보면 황당무계한 오락영화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내 기준에서는 시나리오를 볼 때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잘 넘어갔다."


잠시 '빅매치'로 유쾌하고 밝은 모습을 선보인 그는 다음 작품으로 다시 무거운 역할로 돌아온다. 현재 촬영 중인 최동훈 감독의 '암살'은 1930년대 중국 상하이가 배경인 시대극으로, 이 영화에서 이정재는 임시정부요원 역할을 맡았다. 그는 "영화 시장에 관객 수가 늘어나면서 제작비가 상당히 들어가는 작품들도 많이 나왔고, 특히 볼거리가 있는 액션이 가미된 작품도 덩달아 많이 나왔다"며 "'암살'에서는 총을 다루는 액션이 등장한다"고 말했다.


연기생활한지 20년이 된 소감을 묻자 쑥스러운 표정부터 지었다. "최근까지만 해도 내가 어쩌다 20년이나 됐을까 하는 생각부터 했다"는 것이다. 그는 "어제 저녁 한 감독님이 '난 아직 나이만 많지 생각하는 것은 젊은 사람들하고 똑같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 이런저런 나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생각이 바뀌게 됐다. 나이가 달라도 생각하는 게 비슷하면 같은 세대 아닌가. 이제는 20년차에 접어든 것을 자랑스럽고 뿌듯하게 여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데뷔 초반에 갑작스럽게 인기가 찾아왔고, 이렇게 갑자기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컸다. 하지만 30대 중반부터 내가 생각했던 캐릭터를 관객들에게 보다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나만의 노하우가 생겼다. 또 '도둑들', '관상' 같은 멀티캐스팅 영화에 출연하면서는 작은 역할이라도 충실히 표현하면 관객들이 알아봐주는 시대가 됐다고도 느꼈다. 최근 들어서는 정말 이 배우 일을 재밌게 오래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또 그렇게 하고 싶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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