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일본된다' 책 낸 홍성국 KDB대우증권 부사장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이제 성장의 시대, 인구증가의 시대는 끝났다. 세계는 예측 불가능한 '전환형 복합불황' 시대에 들어섰다."
'증권가 미래학자'로 잘 알려진 홍성국 KDB대우증권 부사장은 24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열린 '저자 강연회'에서 "현재의 모든 시스템은 인구가 늘어난다는 가정 하에 만들어졌다. 그러나 인구가 줄어들면서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올지 모른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홍 부사장은 10년 전 저서 '디플레이션 속으로'에서 한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가 저성장ㆍ저금리 기조로 진입할 것이라고 국내 최초로 지적한 바 있다. 그가 최근 '세계가 일본된다'는 책을 펴냈다.
그가 말하는 전환형 복합불황은 어떤 의미일까. 홍 부사장은 "전환은 성장시대가 종말하고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제로섬 게임'이 시작된다는 의미"라며 "복합불황은 경제뿐 아니라 사회ㆍ정치ㆍ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불황이 일어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저서 제목처럼 이미 전 세계는 전환형 복합불황으로 인해 일본화하고 있다. '잃어버린 25년'을 겪고 있는 일본처럼 '신 4저(저성장 저투자 저금리 저물가)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홍 부사장은 환경오염과 혁신의 한계, 사회양극화, 공급과잉, 인구감소, 부채사회, 글로벌 불균형, 인간성의 변화, 리더십의 위기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과거 성장 시대의 틀이 아닌 전환형 복합불황이라는 새 틀에서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리더들은 아직 과거 성장 시대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홍 부사장은 "현재 리더들은 성장과 팽창 시대에 성공한 사람들인데 그 잣대를 지금도 들이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공급과잉으로 두 번의 부흥과 두 번의 실패를 겪었는데 아베 총리는 그간 했던 과거의 정책들을 한꺼번에 시행하고 있다"면서 "이는 이전보다 더 혹독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 또한 1970~80년대 정책을 답습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홍 부사장은 "인식을 전환하고 전환형 복합불황에 맞게 '효율성'과 '효과성'을 동시에 고려하며 사회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