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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종교인 과세, 시행도 하기 전에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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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과세 문제가 다시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지난해 관련 소득세법을 개정하려다 국회가 미적거리자 정부가 소득세법 시행령을 바꿔 내년부터 과세할 수 있도록 한 데 대해 국회가 거듭 발목을 잡고 나선 것이다. 법 개정안과 시행령, 다시 법 개정안을 오가는 사이 종교인 과세 방안은 누더기가 돼 실효성이 적다. 게다가 정치권의 종교계 눈치보기는 여전해 올 정기국회에서도 제대로 된 종교인 과세 법안 처리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종교인 과세 논의는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가 종교인 소득에도 세금을 거두는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자 종교계가 반발했다. 이듬해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몸을 사렸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말 시행령을 개정해 2015년부터 세금을 거둘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종교인 소득 중 80%를 필요경비로 인정하고 나머지 20% 소득에 20%의 세율을 적용해 원천징수토록 했다. 소득의 4%를 세금으로 물리도록 한 시행령으로 정부가 정치권을 따돌린 셈이다.


시행령 적용 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정치권이 나서 정부더러 수정안을 내도록 했다. 명분은 종교인 과세 방안을 최종 매듭짓자는 것인데 수정안은 시행령보다 크게 후퇴했다. 종교인 소득에서 세금을 '원천징수'키로 했던 것을 '자진신고 납부'로 한정한다. 필요경비 인정비율도 80%에서 소득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 저소득 종교인에게는 근로장려세제 혜택을 준다. 세금을 낼 근거를 둘 뿐 납부 여부는 알아서 하라는 의미다. 이마저 일부 개신교를 중심으로 반대하자 새누리당 일각에선 시행령을 1년 유예하자는 의견까지 나온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판에 서민의 부담이 커질 담뱃값과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이 기정 사실화돼 있다.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싱글세' 얘기도 나왔다. 무상 급식ㆍ보육을 둘러싼 복지 논쟁도 결국 세금 문제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원칙에 입각해 '종교인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는 널리 형성돼 있다. 가톨릭 성직자는 이미 세금을 내고 있고, 불교계와 개신교 일부도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등 과세에 대한 종교계 이해도 성숙했다. 국회가 종교계 표를 의식해 시행도 해보지 않은 종교인 과세를 무력화한다면 국민 세금에서 나오는 세비를 받을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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