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대주주 제외 유통주식수 대비 대차잔고 43%…주가는 9월말比 24%↓
GS건설·서울반도체 등 소액주주, 회사·당국에 대응책 목소리 커져
중국원양자원은 "공매도 세력 단호히 대처하겠다" 공표하기도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주요 상장사들의 대차거래 비중이 높아지는 가운데 공매도에 따른 주가 왜곡이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증권시장이 박스권에 머무는 상황에서 공매도로 주가가 더 하락하고 있다는 판단에 소액주주들의 공매도 폐지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21일 KDB대우증권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종가 기준 보통주 중 상장주식수 대비 대차거래잔고 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GS건설로 30%에 달했다.
대주주 지분을 제외하고 실제 유통되는 주식수만 보면 GS건설의 대차잔고 비중은 43%까지 껑충 뛴다. 실제 유통주식 수 중 절반에 가까운 주식들이 빌려서 거래된 셈이다.
이어 현대미포조선(40%), 코스맥스(34%), 한진칼(32%), OCI(31%) 등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유통주식수 대비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들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서울반도체(31%)와 셀트리온(27%), 루멘스(19%), 파트론(19%), 컴투스(18%) 등이 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유통주식 수 중 대차거래잔고 비중이 높았다.
특히 루멘스의 경우 대차잔고 주식수(785만주)가 대주주 보유 주식수(638만주)보다 많았다. 상장주식수 대비 비율로 보면 대차잔고 비중이 16%, 대주주 비중이 13%였다.
또 코스맥스의 상장주식수 대비 대차잔고 비중이 25%로 대주주 비율 25%에 근접했다. 한진칼도 대차잔고 비중이 24%로 대주주 지분율 25%를 따라잡았다.
이처럼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들의 주가는 최근 대부분 하락했다. GS건설의 경우 9월말 대비 전날 종가가 24% 떨어졌다. 같은 기간 현대미포조선은 35%, OCI는 30% 급락했다. 서울반도체와 코스맥스, 컴투스도 각각 27%, 26%, 23%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18%, 루멘스는 17% 떨어졌다.
소액주주들은 주가 하락 이유로 공매도를 지목하고 있다. 대차거래잔고와 공매도는 비례 관계에 있어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측해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추후 주식을 다시 매입해 갚는 제도다. 개인들도 제도상 공매도 거래에 제한이 없지만 증권사들이 개인을 상대로 대주 업무를 잘 취급하지 않아 개인들의 공매도에 한계가 있다.
공매도 전략을 펴는 롱쇼트펀드 규모 증가 또한 소액주주들의 공매도 폐지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제로인에 따르면 전날 기준 롱쇼트펀드 설정액은 2조183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4967억원보다 45%나 증가했다.
소액주주들은 회사와 금융당국에 강경책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GS건설 주주는 "연기금에서 공매도 세력들과 결탁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며 "감사원에서 연기금 운용실태를 정확히 짚어달라"고 요구했다. 회사에는 조속한 자산매각 등 대응책을 주문했다. 서울반도체 주주들도 사측에 "주주 친화정책을 발표하든 적극적인 기업설명회(IR)를 열든 비전을 제시해 공매도 세력들의 타깃이 되지 않게 하라"고 요청했다. 상장주 대비 대차잔고 비율이 16%에 이르는 중국원양자원은 "근거 없는 루머를 인터넷상에 유포해 주가를 고의적으로 낮추는 공매도 움직임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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