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반영 어려울 것…통계모델 공개 하지 않는 것도 문제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사진)는 19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반도 통일과 금융 컨퍼런스'에서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북한 통계는 상당부분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에 대한 근거로 북한의 '장마당 경제'로 표현되는 시장경제 발전과 한은의 불투명한 통계모델 문제를 들었다.
그는 "10년전인 2004년 북한에서 '시장'을 허용했고, 북한 사람들 대부분이 시장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한국은행의 추정모델이 시장의 다양한 행위까지 파악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북한 노동자가 공장에 다녀서 버는 돈이 월 3000~5000원 정도인데 4인 가구 한달 생활비는 10만원 가량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런 환경에서 시장에서 장사를 하지 않으면 살수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 다양하게 일어나는 북한 경제 행위까지 한국은행에서 파악할 수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한국은행이 북한경제와 관련된 통계 모델을 공개하지 않는 점도 비판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북한경제 통계를 발표한다면 적어도 통계모델을 보여줘야 하는데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정치적인 눈치보기'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정부 입장에서 5·24조치가 나온 상황에서 북한경제가 플러스 성장을 하면 정치적 논란거리가 있을 수 있다"면서 "(개인적인 견해지만) 알아서 축소 발표하는 경향도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통계가 정확해야 통일에 대한 준비방향이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면서 "금융위원회 차원에서 북한 경제 통계 관련 정확한 작업과 체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준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회 진행에 나선 이상제 한국금융연구원 통일금융센터장은 "인터넷을 통해 북한 통계와 관련된 자료를 보면, 한국에서 발표하는 북한 통계자료의 '신뢰성' 문제에 대해 조교수와 비슷한 코멘트를 한 것을 본 적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의 신뢰성 여부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앞으로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고 평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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