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택시기사님, 카드 내밀면 왜 짜증내세요?"

시계아이콘02분 0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2007년 카드 결제 도입 후 택시업계 변화...수수료 지급 주체에 따라 법인택시 기사 '무감각' 개인택시 기사 '짜증'...급격한 결제율 향상에 택시 관련 범죄 감소·분실물 찾기 쉬워지는 등 변화 초래...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택시기사님, 카드 내밀면 왜 짜증내세요?" 서울시가 2013년 12월 실시한 택시 합승 단속 장면
AD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수도권 직장인 A(41)씨는 매일 택시를 타면서 신용카드를 낼 때마다 헷갈린다. 어떤 택시는 카드를 내밀어도 잘 받는데 어떤 택시는 친절하던 말투가 달라지고 심지어 현금이 없냐며 노골적으로 타박하는 경우도 있는 등 '대접'이 다르기 때문이다. A씨는 "요즘 어디 가도 신용카드 되지 않는 곳이 없는데 택시 탈 때는 불안해서 일부러 현금을 준비할 때도 있다"며 "개인 사정으로 택시를 안 탈 수도 없는데 이렇게 택시마다 반응이 다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대개 A씨 같은 경험이 있다. 도대체 왜 택시마다 카드 결제 손님에 대한 대접이 다를까.


'비밀'은 각 지자체들이 최근 택시요금 카드 결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수수료' 지원 제도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올해 초 연 170억여원을 투입해 6000원 미만의 소액 결제에 대한 카드 수수료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카드 수수료의 50%, 경기도는 80%를 지원해 주고 있는 등 전국 12개 시도가 소액 결제 전액 지원 또는 일부 지원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시민들의 교통 복지 차원 및 대중교통 기능을 맡고 있는 택시 업계에 대한 지원 등의 차원이다. 카드 결제를 활성화해 택시 업계의 경영을 투명화, 전액관리제 정착·택시업체 종사자 처우개선 등의 목적도 있다. 카드 수수료는 각 지자체들과 카드 업체 간 협상에 따라 결정되는데 서울시가 1.7%로 가장 낮고, 경기·인천 등 대부분의 지자체가 1.9% 수준이며 일부 지역은 2.1% 수준인 곳도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지자체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내야 하는 일부 '수수료'를 누가 부담하느냐는 것이다. 여기서 택시요금 카드 결제에 대한 택시기사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회사 측이 수수료를 부담하는 법인 택시 기사들은 자신들의 수입과 직접 관련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무감각한 편이다. 인천시 같은 곳은 건당 수수료 100원을 추가로 지자체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법인택시 기사들은 카드 오히려 결제를 환영하는 편이다. 반면 개인택시 기사들은 자신들이 곧 사업자여서 지자체 지원분을 제외한 수수료를 자신들의 주머니에서 털어서 내야 한다.


한 개인택시 기사는 "한 달치 수수료를 다 합치면 하루 일당의 절반 정도 돼 수입에 상당한 차질이 생긴다"며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카드업체가 내 수입을 가져간다고 생각하니 카드 결제 손님을 기분 좋게 대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택시요금 신용·교통카드 결제는 급격히 확산되면서 얼핏보면 작은 제도의 시행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최근 수도권을 비롯한주요 지역의 택시 카드 결제율은 급상승했다.


서울시는 2007년 3.5%에서 2012년 50%를 돌파해 지난해 58.8%를 기록했고 올해는 9월 말 현재 59%를 넘겼다. 총 결제 금액은 올해만 9월 말 현재까지 1조419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택시요금 카드결제가 활성화되면서 택시 관련 문화도 개선되고 있다.


카드결제 활성화로 운송·수입 내역 등 택시 업계의 경영 정보가 투명화돼 향후 불법·탈세 경영을 적발해 퇴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분실물 찾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카드 결제를 할 경우 이용했던 택시 정보가 그대로 남아 있어 손님은 분실물 찾기가 쉬워지고 택시기사도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업체들이 운영하는 분실물센터에 접수되는 물건들이 최근 몇 년 새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약 60%가량 주인을 찾아가고 있다"며 "카드 결제 이후 접수 물품 건수나 주인을 찾아가는 확률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강도 등 택시 관련 범죄의 감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과거 한 달이 멀다 하고 발생했던 택시 강도 사건이 최근에 눈에 띄게 줄어든 데는 택시기사들이 갖고 있는 현금이 크게 줄어들어 범죄자들의 표적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택시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인천 지역 한 택시기사는 "요즘은 택시 내에 카메라가 달려 있고 위치 추적도 돼 만약 택시 강도를 당하더라도 금방 법인을 잡을 수 있게 돼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