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팀 실험영상에 아마추어용 시제품, 폴라 크리머 이색광고까지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확실히 다른 탄성을 보여주겠다."
개그맨 6명이 KBS 연구동 옥상에 올라가 재미있는 영상을 찍었다. 정태호 등 개그콘서트 출연자들이다. 눈을 가린 채 서로 다른 6개의 공을 골라 시멘트 바닥에 튕기는 실험이다. 캘러웨이골프가 새로 출시한 '슈퍼소프트' 골프공을 소개하기 위한 장면이다.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제작사 측의 실험실 테스트가 아니라 직접 눈으로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가 컸다.
같은 위치에서 공을 떨어뜨려 어느 공이 더 많이 튀어 오르는지 알아보는 간단한 방식이다. 대부분 비슷했고, 1개가 하나가 유독 높이 튀어 올랐다. 바로 슈퍼소프트다. 제작사 측은 '스프링볼'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압축강도(컴프레션)가 38, 캘러웨이 역사상 가장 낮다. 물론 공인구다. 컴프레션은 골프공 0.1인치를 압축시키는데 들어가는 힘을 수치화한 지표다. 보통 80, 90, 100 등이다.
100은 100kg의 힘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당연히 가장 딱딱하다. 38은 고무공처럼 부드럽다는 이야기다. "부드럽게 설계된 코어가 소프트한 타구감을, 롱게임에서는 특히 백스핀을 줄여 상대적으로 뛰어난 비거리를 확보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스윙스피드가 낮은 아마추어골퍼에게 해당된다. 김흥식 캘러웨이 이사는 "바닥에 한두 번만 튕겨 봐도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라고 자랑했다.
캘러웨이의 마케팅은 일단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기술력보다는 아마추어골퍼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홍보 전략이 핵심이다. 골프공의 성능은 사실 고수들이 아니라면 체감하기 어렵다. 전 세계 프로골프투어 사용률이 1위의 타이틀리스트 프로v1 역시 최근에는 아마추어골퍼와 함께 하는 색다른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바로 내년에 탄생하는 '8세대'다.
2년마다 업그레이드 버전이 출시되고, 8세대는 내년 1월 말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PGA머천다이즈쇼에서 전격 공개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3월에나 판매한다. 이 공은 최초로 출시된 2000년부터 '프로토타입 볼 시딩 프로세스'라는 방식을 고수했다. 투어프로들에게 시제품을 먼저 선보이고 반응을 확인하는 식이다. 이번에는 그러나 국내 아마추어골퍼 300명에게도 흰색 박스에 포장된 공이 배달됐다.
박스에는 어떤 브랜딩도 하지 않았고 공에는 타이틀리스트 로고와 함께 프로v1이 적히는 자리에 'TEST'라는 글자를 새겼다. 선수들에게만 테스트하겠다는 고집을 버리고, 아마추어골퍼들의 반응을 종합해 다음 세대 모델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7세대부터 이미 적용했다. 무려 4만5000명에게 배포했고, 1만4000명으로부터 비거리와 탄도, 스핀량 등의 피드백을 얻었다.
TV광고도 폼이 달라지고 있다. 공이 날아가는 장면을 토대로 음성으로 성능을 전달하는 게 전부였던 예전 방식 대신 이제 스토리텔링으로 전개하고 있다. 브리지스톤의 B330시리즈가 대표적이다. 골퍼의 스윙스피드에 따라 3가지 모델 가운데 골라 쓰도록 구분해 호평 받고 있는 모델이다. 매트 쿠차와 브랜트 스니데커, 폴라 크리머, 서희경 등 소속프로들이 종업원으로 변신해 공을 골라주는 등 시선을 끈다. 골프공 마케팅이 점점 재미있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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