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014 회계연도 매출 기준 2위… 1위와 불과 6000억원 차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삼성전자가 인도 내 매출기준 2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인도 최대 담배업체인 ITC를 제친 것으로 1위인 자동차 회사 마루티 스즈키(Maruti Suzuki)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매출 호조세를 이끈 것은 모바일 부문이다. 지난 3분기 국내외 실적은 저조한 상태지만 세계 휴대폰 시장 2위, 스마트폰 시장 3위에 달하는 인도에서는 선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13(4월)~2014년(3월) 회계연도 기간 인도에서 올린 매출액은 총 7조1413억원으로 지난 회계연도 대비 45%나 증가했다. 같은기간 ITC는 6조723억원, 1위인 마루티는 7조8717억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인도 내 자동차 시장이 고전한 사이 삼성전자가 두 자리수의 성장률을 보인 대목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다음 회계연도의 매출액은 마루티를 넘어서 삼성전자가 매출 기준 1위 기업으로 오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매출액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 부분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ITC가 이 기간 1조5532억원의 순이익을 챙긴 반면 삼성전자는 불과 4661억8624만원을 거둔 데 그쳤다. 2012~2013년 회계연도 당시 삼성전자보다 낮은 매출액을 기록했던 유니레버와 마루티도 이번 회계연도에서 각각 6837억원, 4920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우위를 지켰다.
원인은 인도 내 모바일 시장의 업체간 치열한 경쟁에 있다. 샤오미와 모토로라, 인도 휴대폰 업체인 마이크로맥스가 고성능 스마트폰을 초저가 수준으로 내놓으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에는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까지 가세해 10만원 수준의 저가형 스마트폰을 내놨다.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진 것도 이때문이다. 2012년 3분기 54.4%의 점유율에서 최근에는 30% 밑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역시 인도 시장에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저가 스마트폰 시장 점유를 늘리고 있는 샤오미와의 경쟁을 감안한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중국, 미국과 함께 세계 3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인도 역시 모바일 업체들의 전략 기지로 관리되고 있다"며 "인도에서 점유율을 놓칠 경우 자칫 아시아권에서 성장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인도 내 매출 1위 기업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라도 모바일 시장 공략은 필수가 됐다. 실제 2012년 2050만대였던 인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0% 급성장한 4920만대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보급률도 22% 수준으로 아직 잠재력이 큰 상태다.
삼성 관계자는 "인도에서 팔리는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이 200달러 이하 제품으로 갈수록 수익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업체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40%가 넘는 매출 상승세를 기록한 만큼 2억명에 육박하는 인도 내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 혁신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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