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고려대학교 일본연구센터가 오는 6일부터 28일까지 매주 목요일 네 차례에 걸쳐 '일본의 재해현실'을 다룬 일연영화제를 개최한다.
영화제를 통해 일본사회가 겪은 3.11 동일본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사태 등 각종 재해를 다양한 영화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 상영작인 ‘원자력발전소의 진실’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의 심각성을 몸으로 체험, 그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비영리 법인 아시아 태평양 자료센터(PARC)가 주축이 돼 지난 2011년 8월에 긴급하게 제작한 것이다. 일본의 원자력 발전과 전력 시스템의 기초부터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가 낳은 영향 등 원자력 발전과 관련된 사실들을 두 명의 주인공이 질문하고 전문가가 대답하는 형식이다. 원전 시스템, 원전과 전력 산업의 관계, 원전 사고가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작품이다.
‘청각장애자의 3.11’은 3.11 일본 대지진 당시 피난 경보를 듣지 못해 쓰나미에 휩쓸린 청각장애인들의 현실에 착안한다. 실제 당시 장애인 사망률은 일반인 사망률의 2배에 이르렀다. 신속한 방재정보의 중요성, 위기 시 사람들 사이의 유대와 인연 등을 그린다.
세번째 영화 ‘후쿠시마를 잊지 않으리’는 2011년 5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북서쪽으로 4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후쿠시마현 이다테무라(飯館村)에서 시작된다. 피난을 간 가족과 아직도 경계구역에서 300마리의 소를 키우고 있는 축산농가의 일상을 그려낸 기록이다. 원전 사고 후 키우던 소를 처분해야 했던 농부가 자살한 사건, 필리핀인 아내가 있는 가정의 현실 등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마지막날인 28일에는 대지진 이후 그 균열을 짊어진 채 동요하면서도 다시 일상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춘 ‘그 이후(Since Then)’가 상영된다. 이날 시노자키 마코토 감독의 특별강연회도 진행된다. 마코토 감독은 릿쿄대학 현대심리학부 영상신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최근작으로 3.11 동일본대지진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려낸 ‘셰어링(Sharing)’이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의 창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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