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경기도에 이어 서울도 내년부터 초·중·고교 등교시간을 9시로 늦추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3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내년부터 서울교육청 관내 모든 초·중·고교의 등교시간을 학교 현장 구성원들의 충분한 토론을 바탕으로 해 자율적으로 9시로 늦출 수 있도록 대토론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에 기여하고, 청소년기의 신체적 특성에 맞는 적절한 수면과 휴식으로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현재 서울시내 초등학교 등교 시간은 8시 40분이며, 중학교 8시 20분, 고등학교 8시 안팎이다.
학부모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중학생을 둔 서울의 한 학부모는 "경기도에서 보니까 조는 애들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9시 등교'가 일찍 오지 말라는 건 아니라서 8시에 스스로 자습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잠 충분히 잘 수 있고 아침 밥 못 먹어 속상할 일 없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부정적인 입장도 있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김 모씨는 "출근시간에 아이를 학교에 바려다 주는데 등교시간이 늦어지면 아이를 혼자 보내야 하는 상황이 생겨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경기도를 선두로 해 시행 또는 검토 중인 '9시 등교' 정책은 점점 많은 지역으로 확산돼 가는 추세다. 전북교육청도 10월부터 '등교 시간 30분 늦추기' 정책을 실시, 인천·광주·제주교육청은 내년 1학기 시행을 목표로 '9시 등교'를 검토 중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9월부터 '9시 등교'를 전면 시행해 경기도 내 학교의 88%가 현재 참여하고 있다.
한편 이날 조 교육감은 초등학교 1,2학년들의 부모 숙제인 이른바 '엄마 숙제'를 없애는 방안도 내놨다. 숙제를 없애 자기주도적 창의적인 학습 습관을 만든다는 것으로, 창의력 향상을 위해 중간놀이 시간도 20~30분 확보하겠다는 안도 내놨다. 또한 중·고등학교에서 이뤄지는 단속 위주의 '교문지도'를 학교마다 특색있는 형태로 바꿔나가자는 제안을 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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