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우리 정부가 제시한 2차 고위급 접촉 시한이 하루 앞으로 돌아왔다. 정부는 북한 측에 입장을 밝히라는 전통문을 보내면서 접촉성사를 바라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물거넌 갔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정부는 28일 밤 고위급접촉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규현 국가안보실 제1차장 명의 전통문을 통해 북한에 "지난 13일 우리 측의 제2차 고위급접촉 제안에대해 내일까지 분명한 견해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또 전통문에서 지난 8월 11일에 이어 13일 제의에 대해서도 회담 외적인 이유와 조건을 내걸고 고위급접촉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태도는 남북회담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며 남북관계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북측은 더 이상 남북대화를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남북관계 발전에 대해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에 대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전통문이 북측에 전달됨에 따라 29일 하루 종일 고위급접촉 성사 여부를 둘러싸고 남북 당국자들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판문점 연락관 퇴근 시각인 오후 4시께를 전후해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당국자는 "우리 측이 2차 고위급 접촉을 제의한13일 이후 북한이 아무런 답을 주지 않는 것은 접촉 개최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거나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통일부는 당초 2차 고위급 접촉을 10월에서 11월 초에 갖기로 한 만큼 꼭 30일 아니어도 11월 10일 이전에만 열리면 합의는 성사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어떤 입장을 보이는 지 등을 보고 대처해 나가겠다"면서도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가 30일을 제의했지만 북측이 수정제의를 한다면서 그대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차 고위급 접촉 성사 가능성을 대단히 낮게 보고 있다. 일부는 "물건너갔다"며 불발을 전혀 배제못한다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전단살포에 대해 우리 정부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만큼 북한이 접촉에 응하지 않을 공산이 매우 크다"면서 "또 남북은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 대화를 한다고 해도 의미있는 결실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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