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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전 '삼풍백화점' 기억을 수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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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1995년 6월 29일. 서초동의 삼풍백화점이 20초 만에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붕괴 2시간 전 이 회사 회장이 주재한 긴급대책회의에서 관리소장은 영업을 중지하고 고객을 대피시켜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임원진은 계속 영업을 할 것과 보수공사만 지시한 채 자신들은 서둘러 현장을 빠져나갔다. 삼풍백화점 붕괴는 불법적인 용도변경, 부실시공, 뇌물수수 등 온갖 불법과 비리의 결과물로 밝혀졌다. 그로부터 19년이 지난 2014년 4월 16일. 이름만 다른 대형 참사가 또 다시 이 땅에서 발생했다.


내년은 삼풍백화점 사고가 일어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사고 이후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런 질문으로부터 출발한 '기억수집' 프로젝트가 지난달부터 진행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의 '메모리인(人)서울 프로젝트' 일환으로 펼쳐지는 이번 사업은 시민들이 제보한 기억을 통해 삼풍백화점 사고 당시와 이후 20년을 돌아보고, 이를 통해 아픈 기억에서 기인한 사회 전반적인 우울증을 치유하고 반성과 회복의 실마리를 찾고자 기획됐다.


현재 15명의 기억수집가들은 생존자와 목격자, 구조대 등 관련 자료를 수집해오고 있다. 과거 사건 기사를 중심으로 수집한 목격담과 증언을 보면, 377시간을 버틴 최후의 생존자 박승현(당시 19세)씨를 비롯해 삼풍백화점부터 세월호까지 각종 재난사고에서 인명구조 활동에 앞장서 온 배우 정동남(당시 45세)씨와 같은 미담뿐만 아니라 과도한 취재 경쟁으로 인한 후유증이나 가짜 유가족 행세자와 같은 어두운 단면들도 있었다. 기억수집가 중 한 명인 최은영 씨(44ㆍ동화작가)는 "우리가 모르고 지냈거나 잊혀진 사고 당시의 기억들을 생생한 목소리로 기록할 것"이라며 "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신 분들이 이를 어떻게 극복해 왔는지를 담아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도 되돌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삼풍백화점 사고와 관련된 기억을 가진 시민이라면 누구나 제보에 참여할 수 있다. 사고 현장에 있었거나 부상을 입어 구조되거나 구조활동에 참여한 사람, 사고로 가까운 이를 잃은 사람, 취재나 조사ㆍ 소송에 관계한 사람 등 본인 경험이나 목격담을 직간접적으로 증언을 해줄 시민들의 참여를 기다린다. 이렇게 기록된 목소리들은 서울시청 서울도서관에 위치한 '메모리 스튜디오' 청취 부스나 홈페이지에 아카이빙돼 누구나 들을 수 있다. 이 기록들은 다큐멘터리와 책 등 2차 콘텐츠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제보는 홈페이지(www.sfac.or.kr/memoryinseoul) 또는 서울문화재단 시민문화팀(02-3290-7123)으로 하면 된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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