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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의 문턱에 선 러시아 경제…기업들도 신용경색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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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러시아 경제가 서방국 제재 심화로 침체의 문턱에 서 있지만 뚜렷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내수를 확대를 통한 경제성장 모델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2012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사실상 중단됐다. 푸틴 대통령은 석유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판매가 성장을 이끄는 기존 경제 모델이 외부 환경 변화에 타격을 크게 받는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수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경제는 최근 서방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유로 경제제재를 강화하자 직격탄을 맞고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사모펀드 블랙스톤, 소프트웨어 제조사 어도비 같은 외국계 기업들은 러시아를 떠나고 있고, 루블화 가치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러시아에서는 올해 상반기 740억달러가 빠져나간데 이어 하반기 자금 이탈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알렉세이 쿠드린 전 러시아 재무장관은 서방국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의 성장 모델이 추진력을 잃게 돼 향후 3년 동안 연간 1%포인트씩 성장률이 떨어지는 고통을 맛 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을 정도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가 위기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게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의 판단이다.


러시아 정부가 공개한 2015~2017년 새 예산안은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경제 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예상 인플레이션은 6%로 전문가들의 예상치 8% 보다 크게 낮다. 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는 1.2%다. 세계은행(WB)이 가장 낙관적 시나리오를 토대로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 0.3%의 4배 수준이다.


게다가 러시아 정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한다는 전제로 예산안을 꾸렸다. 그런데 국제유가는 유럽 등 세계 경제의 더딘 경제회복과 미국의 증산, 산유국의 가격 할인 경쟁 등이 맞물려 7일 배럴당 88.85달러까지 추락했다. 추가 하락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러시아 정부 수입의 절반 가량은 원유와 가스 판매에서 나온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만 떨어져도 러시아는 23억달러의 세수가 줄어드는 타격을 입는다.


러시아 기업들이 빨리 국제 자본시장에 복귀하지 못하게 되면 2016년께 신용경색 위기를 맞이할 것이란 진단도 나오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데이비드 스태플스 신흥시장 기업 담당 이사는 "대부분의 러시아 기업들이 2015년 부채 상환 만기일까지 버틸 유동성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2016~2017년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금속, 광산, 부동산, 건설 업종의 신용경색이 심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경제적 충격에도 불구하고 국방비 지출을 내년 GDP의 4%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그는 공무원 임금과 국유기업 챙기기에 비용지출 우선순위를 두는 등 지지세력 끌어올리기에 급급한 상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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