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아베정권이 출범하기 전까지만 해도 일본 방위산업 규모는 연간 1조5000억엔(15조원 상당)으로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지 않았다. 무기수출 3원칙이 방산수출에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산 수송기 등을 구입하기 원하는 국가들도 있었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민간용으로 전환해 팔았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를 뒤집었다. 일본 정부는 7월 내각회의에서 '무기수출 3원칙'을 폐지하고 '방위장비이전 3원칙'을 통과시켰다. 무기장비와 군사기술 수출을 대폭 완화해 무기시장까지 점령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아베 총리의 방산수출 욕심은 방산외교로 이어졌다. 최전방 공격수를 자청한 그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수중 경계 감시에 사용되는 무인잠수기 등 방산품의 공동개발 협정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4월에는 토니 애벗 호주 총리와의 회담에서 잠수함 관련 기술에 대한 공동연구에 착수키로 했다. 여기에 전차 공동개발을 목표로 독일과 당국간 협의도 추진하기로 했다.
방산수출의 첫 성과는 얼마 남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최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각료회의를 열어 요격 미사일 고성능 센서의 미국 수출을 결정했다. 요격 미사일 고성능 센서는 지대공 요격 미사일 '패트리어트2(PAC2)'의 핵심부품으로, 미쓰비시중공업에서 미국 방위산업 회사인 레이시온의 라이선스로 생산하고 있다. 이 센스의 수출이 결정되면 아베 총리가 꿈꿔왔던 '방위장비 이전 3원칙' 도입 이후 첫 무기수출 사례가 된다.
아베 총리가 방산수출에 도전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국방기술력이 있다. 국내 방산기업 관계자들은 일본 방산기업들의 수출전망에 대해 "이미 준비된 기업들"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세계 100대 방산기업에 미쓰비시중공업(29위), NEC(45위), 가와사키중공업(51위), 미쓰비시전기(55위) 등 9개사나 포함돼 있다.
일본 방산기업 중 눈여겨 봐야할 기업은 미쓰비시중공업이다. 이 회사는 2차 대전 때 활약한 전함 '야마토'와 전투기 '제로센'은 물론 일본 육상자위대 주력 전차인 '10식 전차'도 만들어냈다. 미쓰비시중공업의 지난해 방산부문 매출만 3165억엔에 달한다.
양낙규 기자 if@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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