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엔 2002월드컵 '최다 발행'..인천AG 역대 발행량 '꼴등'
수집문화 사라지며 기념주화 인기도 '뚝'.."발행 활성화 시킬 것"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한국은행은 올해 프란체스코 교황 방한과 인천 아시아게임을 기념하기 위해 두 차례 기념주화를 발행했다. 4일 성황리에 막을 내린 인천 아시안게임 기념주화는 2만150개가 팔려 역대 최소 발행량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 30일 발행된 프란체스코 교황 방한 기념주화는 총 9만개가 발행돼 9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0년도 이후에는 수집문화 퇴조에 따라 기념주화의 전반적인 인기도 예전만 못하다. 하지만 각종 스포츠·문화·국제행사나 문화재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주화는 여전히 행사에 대한 관심도를 측정하는 바로미터로 작용한다. 이는 70년대 발행되기 시작한 역대 기념주화 발행량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초의 기념주화는 1971년 '대한민국 반만년 역사' 기념주화로, 12종에 총 3만1000장이 발행됐다. 이후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총 42회에 걸쳐 127종을 발행했다.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던 기념주화는 1987년과 88년에 걸쳐 다섯 차례 판매된 제24회 서울올림픽 기념주화다. 금 5만원화, 은 만원화, 백동 1000원화 등 총 32종이 796만2000개 발행됐다. 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기념으로 발행된 1982년 서울올림픽대회 유치 1차, 1983년 유치 2차 기념주화가 각각 249만9000개, 102만9000개로 서울올림픽을 주제로 발행된 기념주화는 총 1149만장에 이른다.
역대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주화는 1981년 '제5공화국' 기념주화로 2종, 699만8000장이 팔려나갔다. 서울올림픽 기념주화가 다섯 차례 걸쳐 발행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제5공화국 기념주화가 한 차례 발행량으로는 가장 많은 셈이다. 이 다음으로는 1975년 광복 30주년 기념주화가 1종, 5만장 판매됐다.
이처럼 1980년대까지 기념주화는 큰 인기를 끌며 대부분 발행될 때마다 수백만개씩 팔려나갔다. 기념주화는 1970~80년대 총 9차례 발행됐는데, 이중 7번(광복 30주년, 제42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제5공화국, 서울울림픽 유치 1차, 2차, 제10회 아시안게임, 서울올림픽)이 수백만개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이후로는 어떠한 기념주화도 백만개 이상 팔린 적이 없다.
이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우표, 동전 등을 수집하는 문화가 급격하게 퇴조하면서 기념주화의 인기 역시 함께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1990년대는 기념주화 발행횟수가 4회에 그쳤다. 1993년 대전세계박람회 기념주화가 6종, 98만개로 , 정부수립 50주년을 기념한 주화가 총 10만3000장 판매됐다. 이와 함께 유엔창설 50주년(1995년), 정부수립 50주년(1998년) 기념주화도 90년대 발행됐다.
2000년대 들어서는 총 25차례 기념주화 발행되는 등 발행 횟수가 크게 늘었지만 인기는 크게 감소했다. 2000년 새천년(밀레니엄), 2002년 월드컵 기념주화가 각각 55만5000개, 45만개 판매된 것을 제외하고선 대부분 수만개가 판매되는데 크쳤다.
지난 9월 교황방한 기념주화가 9만3000개, 광복 60년(2005년) 기념주화 9만2000개, 부산 아시안게임(2002년) 9만개로 상대적으로 높은 판매고를 보였다.
인천 아시안게임 다음으로 적게 발행된 기념주화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2012년) 2만2000개, 아셈(ASEM) 2만6000개 등이다.
기념주화를 발행하는 한국은행은 앞으로 발행 횟수를 더 늘려 기념주화에 대한 관심을 재고할 방침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시대적인 변화로 2000년대 이후 수요가 많이 줄었지만 다양한 주제를 발굴해 기념주화를 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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