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외교부하면 흔히 정장에 나비넥타이를 메고 파티에만 참석하는 외교관들이 일하는 곳으로 생각하기 쉽다.현실은 상당히 다르다. 여권도 발급해야하고 해외에 사는 교민과 해외로 가는 우리 국민 보호도 해야 한다. 그리고 경제 정보를 수집하고 국제기구 등과 포럼도 열어야 한다. 이른바 경제외교다. 오성환 과장(52)도 외교부에서 경제외교를 하는 공무원이다.그는 국제경제국의 국제에너지안보과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외교부 내에서는 양자경제·다자경제국 소속 과 소속 공무원들과 함께 경제외교의 첨병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 과장은 6일 "정부·재외공관과 에너지 기업 간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에너지 분야 정부와 기업이 쌍방향으로 협력해야 하는 분야여서 해야 할 일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6월에는 로테르담 항만청장과 에너지평기관 아거스의 아시아지사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동북아 오일 허브 심포지엄'을 성공리에 개최했고 9월에는 미국발 에너지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셰일가스 산업을 집중 조명하는 '제3차 셰일가스 국제협력 컨퍼런스'를 열어 호평을 받았다. 셰일가스 컨퍼런스에는 미국 의회조사국(CRS),중국 석유대학 연구개발센터,석유회사 셰브런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시장현황과 전망을 분석하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요즘은 앞으로 두 달여 동안 치를 3개의 굵직한 국제회의를 준비하느라 쉴틈없이 뛰어다니고 있다.이달 23일에는 제2차 신재생에너지 회의를 열고 11월 중순에는 원자력국제협력 세미나를,그리고 하순에는 동북아원전심포지엄을 개최하기 위해 주제선정과 참석자 섭외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그는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폐막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행사장으로 달려가 참가자를 직접 섭외했다.
12월에도 제 4차 국제에너지 심포지엄 등 2개의 굵직한 회의가 그를 기다리고 있어 눈 코 뜰새 없이 바쁘다.
오과장이 국제기구 회의장이나 국제 에너지시장을 거침없이 뛰어다닐 수 있는 것은 그가 자타가 공인하는 에너지 전문가이기에 가능하다. 1997년 국제관계 전문가로 특재돼 외교부 생활을 시작한 그는 근 12년 간 에너지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팠다.블라디보스톡 영사관에서는 남·북·러 가스관 협력을 맡았고, 모스크바와 뉴질랜드에서도 에너지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연세대학에서 사회학(81학번)을 전공한 그는 러시아로 유학가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IMEMO)에서 정치학박사를 취득했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당시 외교부 동구과에 재직중이던 그는 러시아 통역을 맡아 실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오 과장은 "러시아 붕괴 후 세계의 관심이 이데올로기에서 석유와 가스로 옮겨가고 이어 원자력으로 이행하는 것을 보고 에너지에 대해 본격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오 과장은 "우리는 에너지를 많이 수입하는 나라인 만큼 에너지 안보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에너지 안보확보를 위해 국제기구와 에너지 생산국과 협력하고 국제무대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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