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국내 제약업계에서 4가 독감백신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백신 명가'의 유정란 방식과 차세대 방식인 '세포배양'이 나란히 개발 중이어서 주목을 받고있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9일 녹십자의 유정란 방식의 4가 독감백신 임상 3상 계획을 승인했다.
같은날 SK케미칼의 세포배양 방식인 SK케미칼의 4가 독감백신도 식약처로부터 임상 3상 허가를 받았다.
양사가 나란히 마지막 임상 단계에 돌입, 비슷한 시기에 시장에서 맞불을 공산이 커졌다.
4가 독감백신은 한 번의 접종으로 4가지 종류의 독감바이스를 예방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선 3가지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3가 백신만 유통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인 GSK가 국내 임상을 마치고 식약처 판매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은 이미 25개 소아용과 성인용 독감백신 10여개 제품이 4가 백신으로, 지난해부터 4가 독감백신이 공급된 점을 감안하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양사가 개발 중인 독감백신은 배양 방식이 다르다. 녹십자의 경우 전통적인 유정란 배양방식을 사용한다. 닭을 키워 유정란을 얻은 뒤 백신주를 넣어 배양하는 방식이다. 60년간 사용된 만큼 안정성의 입증됐다. 하지만 닭을 키우는 기간까지 6개월이 걸리는 만큼 수요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SK케미칼은 가장 최신 기술인 '세포배양 방식'이다. 동물세포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배양한 백신은 생산기간이 짧아 인플루엔자 판데믹(전염병 대유행)과 같은 상황에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또 조류독감(AI) 등의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하지만 유정란 방식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같은 제조 방식의 차이는 품질과 무관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의 의료전문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는 ’독감백신 제조 방식은 독감바이러스 예방 정도와는 상관없다는 연구 결과도 실렸다 .
지난해 판매량은 SK케미칼이 다소 많았다. 제약업계에서 추정한 지난해 국내에 공급된 독감백신은 1769만도즈(도즈 1회접종량) 가량이다. 이 가운데 SK케미칼이 456만개, 녹십자가 413만개를 공급하며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이어 보령바이오파마 317만개, 한국백신 206만개, 일양약품 34만개, 동아에스티 18만개 등의 순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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