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큐브샛 우주 충돌 초래할 가능성 높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최근 작은 규모의 인공위성인 '큐브샛(CubeSats)'이 인기를 끌고 있다. 큐브샛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으면서 값이 싸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인공위성으로 활용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이런 큐브샛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에서 치명적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큐브샛은 1999년 미국 스탠퍼드대 등 위성 연구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였다. 위성 제조 비용이 너무 비싸 학생들이 위성을 직접 개발하기가 어려웠다. 이에 연구자들은 10㎝ 크기의 초소형 위성을 개발했고 비용은 1억~2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대형 위성을 쏘기 위해서는 보통 3000억~5000억원의 돈이 들어가는 것이 비교하면 엄청난 이점이 있었다.
교육용으로 시작된 큐브샛은 우주 환경 실험과 지구 관측 등 다양한 과학 임무를 맡아 왔다. 이런 큐브샛이 지구 대기권에 머물고 공전하면서 충돌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이언스지는 25일(현지시간) '큐브샛이 우주파편의 재앙을 초래한다(CubeSat craze could create space debris catastrophe)'는 기사를 게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작은 큐브샛이 큰 우주선과 충돌하는 원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큐브샛은 특히 10㎝의 크기에 1.3㎏에 불과하다. 광활한 우주에서 본다면 먼지 정도에도 미치지 않는 초소형이다. 이런 점 때문에 큐브샛의 수명은 보통 25년 이내로 설정하고 수명이 다한 뒤에는 지구로 떨어지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은 강제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르위스(Hugh Lewis) 사우샘프턴대학 교수는 이 같은 큐브샛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몇몇 큐브샛의 경우 25년을 훌쩍 뛰어넘어 100년 동안 움직이도록 한 것도 있다"고 지적했다. 르위스 박사가 제시한 통계를 보면 2003년과 2012년 사이에 약 100개의 큐브샛이 발사됐다. 2013년 한해 동안만 100개의 큐브샛이 더 발사됐다. 앞으로 30년 동안 205~700개의 큐브샛이 지구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몇몇 연구자들은 르위스 박사가 너무 과민하게 반응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도 우주쓰레기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큐브샛의 충돌 가능성에 대한 보다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주 공간에서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아주 작은 물체와 충돌이라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큐브샛 전성시대에 이젠 우주 충돌을 회피할 수 있는 고민도 함께 해결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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