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국내증시가 엿새째 이어지는 외국인의 매도공세 속에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현대차가 신저가로 곤두박질친 데다 국내 증시에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찾기 힘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 급락 소식도 부담이 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264.26포인트(1.54%)하락한 1만6945.80에 거래를 마쳤다. 러시아발 악재와 애플의 부진이 겹치면서 최근 두달 사이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증시전문가들은 간밤 미국 증시 급락과 지속되는 외국인 매도공세, 3분기 주요 수출주의 실적전망 하향조정 소식 등이 증시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실적개선주 중심의 투자전략이 유효하다는 시각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올해 3/4분기 원엔 환율이 지난 2008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원화대비 엔화 약세 심화)으로 떨어지고, 국제유가도 2012년 2/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률(두바이유, 분기별 변동률 기준)을 기록하는 등 기업실적에 영향을 주는 주요 가격지표들의 변동성이 매우 컸다.
그만큼 환율과 유가에 민감한 수출주와 화학(정유) 업종 등의 실적이 당초의 예상을 크게 벗어났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 여건이다. 최근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전망 하향조정 소식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거 분기말과 분기초에 실적전망 상향(하향) 조정 소식이 집중되며 주가 변동성 확대요인으로 작용한 경우가 많았다. 당분간은 실적을 중심으로 종목선별 기준을 강화하는 투자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실적전망이 상대적으로 밝은 업종(정부정책과 맞물린 내수주, 중국 소비 관련주) 중심의 매매전략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삼성전자의 실적 불확실성과 현대차 그룹의 부정적 이슈에 이어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우려, 산발적인 지정학적 리스크(미국의 시라아 공습 등) 등 변동성 요인이 상존해 코스피는 당분간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수급적으로도 미국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엇박자, 10월로 예정된 연준의 테이퍼링 종료를 의식한 달러강세 기조가 외국인 수급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코스피가 2000선을 하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대외적으로 유럽발 정책기대가 유효하고, 대내적으로 정부의 경기 부양의지와 이에 맞물린 내수주의 실적개선세가 주요 수출주 실적둔화에 대한 완충 작용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코스피지수는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청산가치인 1배 수준을 하회하는 딥 밸류(Deep Value) 구간에 진입했다.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수 있고, 국내 기관의 저가 매수여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코스피 2000선 전후로는 추가 급락보다 저점 확인과정이 예상된다. 내수주, 배당관련주, 개별 중소형주 위주의 대응을 해나가는게 바람직하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이번 주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6500억원 순매도를, 기관은 5600억원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9월 누적으로는 외국인이 6900억원 순매도, 기관은 650억원 순매수를 나타내 이번 한 주간의 변동이 가장 컸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기관은 이번 주 들어 순매수 규모가 커진 모습이다. 그러나 기관의 경우 필수소비재와 통신서비스 업종에 순매수가 집중돼 여전히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큰 흐름에서의 스탠스 변화는 나타나고 있지 않은 만큼 수급상 시장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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