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남자 사이클대표팀 조호성(40·서울시청)은 한국 사이클을 이끌어온 대들보다. 부천북중 1학년 때 '쫄쫄이' 유니폼이 멋져 사이클을 시작해 1992년 11월 1일 부천고 3학년 시절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사이클을 탄 지 어느덧 27년째.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입상(1999년 독일·3위)했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4위를 했다. 한국 사이클이 국제대회에서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이다.
그 조호성이 다시 페달을 밟는다. 목표는 오는 9월 19일 개막하는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를 시작으로 이번이 다섯 번째 아시안게임 출전(2006년 도하 대회 제외)이다. 그 동안 출전한 네 차례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다섯 개와 은메달 한 개를 땄다.
이번 아시안게임 사이클 종목에 걸린 금메달은 총 열여덟 개다. 이 가운데 남녀부에 각각 금메달이 다섯 개 걸린 트랙경기는 스프린트와 단체 스프린트, 경륜, 단체추발, 옴니엄이다. 조호성은 옴니엄 종목에 출전한다. 한 선수가 장·단거리 여섯 종목(※ 15㎞ 스크래치·4㎞ 개인추발·제외경기·1㎞ 독주·플라잉 1LAP·40㎞ 포인트레이스)을 해 합산점수로 순위를 정하는 경기다. 체력과 순발력, 지구력, 경기운영능력 등을 두루 갖춰야 좋은 성적을 낸다.
승부처는 40㎞ 포인트레이스. 점수 배점이 가장 크다. 2㎞마다 순위를 정해 1등에 5점, 2등에 3점, 3등과 4등에 각각 2점과 1점씩 준다. 나머지 다섯 종목은 1위 선수에게 40점, 2위와 3위에 각각 38점과 36점(순위에 따라 2점씩 차등 적용)을 준다. 조호성은 "포인트레이스는 순위 경쟁이라서 체력도 중요하지만 전술을 잘 세워야 한다. 특히 상대 선수를 추월할 때마다 가산점 20점이 있다"고 했다.
40㎞ 포인트레이스는 조호성의 주종목이다.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딸 때와 올림픽 4위에 올랐을 때 출전한 종목이다. 원래는 독립된 종목이었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 옴니엄이 신설되면서 세부종목으로 포함됐다. 조호성은 각 종목 특성화 훈련을 위해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벨기에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지금은 강원도 양양에서 막바지 훈련을 하고 있다. 9월 11일부터는 아시안게임 경기가 열리는 인천 계양구 국제벨로드롬에서 훈련한다.
조호성은 "상대적으로 약한 단거리 쪽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실전에서 실수를 줄이기 위한 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젊은 선수들 비해 체력이 약하다. 경험과 경기운영으로 승부를 볼 생각"이라고 했다. 도은철 사이클대표팀 총감독(51)은 "중장거리 경험이 많은 선수다. 벨기에에서 도로 훈련에 집중했으니 남은 기간 단거리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쪽으로 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호성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국가대표로서 뛰는 마지막 국제대회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해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그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사이클을 사랑해 준 팬들과 인사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금메달과 함께 마스코트 인형을 선물하겠다는 아이들과의 약속도 꼭 지키고 싶다"고도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사이클은 9월 20일부터 열린다. 옴니엄 종목은 9월 22일 시작돼 23일 메달 색깔이 결정된다.
◇ 조호성
▲생년월일 1974년 6월 15일 ▲출생지 부천
▲체격 175㎝·72㎏
▲학력 약대초-부천북중-부천고-중앙대
▲가족 부인 황원경 씨(34)와 딸 채윤(8)·아들 준혁(5)
▲국가대표 선발 1992년 11월 1일(부천고 3년)
▲주요대회 성적
-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포인트레이스 금메달
-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단체추발 금메달
- 1999년 독일 세계선수권대회 포인트레이스 동메달
-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포인트레이스·메디슨 금메달
-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추발 금메달
- 2013년 아시아선수권대회 포인트레이스 금메달
※ 옴니엄 세부종목(내용 참고=인천 아시안게임 공식 홈페이지)
▲15㎞ 스크래치
- 스무 명 안팎 선수가 스타트라인에서 똑같이 출발해 결승선을 통과한 순서대로 점수를 부여 받는 경기. 천천히 달리는 등 그룹을 형성해 트랙을 돌다가 어느 시점에서 스피드를 올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느냐가 관건이다.
▲ 4㎞ 개인추발
- 선수 두 명이 출전해 트랙 중앙에 위치한 본부석 출발선과 반대편 출발선에서 동시에 출발한다. 상대 선수 추월을 시도하는 경기로, 결승선(본인 출발선)에 도착한 기록이 빠른 선수가 승리한다.
▲제외경기
- 스타트라인에 일직선으로 집결한 선수들이 주행을 시작해 그룹을 형성한 뒤 플라잉 스타트로 출발한다. 333m 미만 트랙에서는 매 2바퀴마다, 그 이상 트랙에서는 매 바퀴마다 스프린트를 진행해 맨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 한 명씩 제외하면서 진행된다.
▲1㎞ 독주
- 경기장에서 혼자하는 기록경기. 선수 한 명이 출전해 출발선에서 전력 질주, 결승선을 통과한 기록이 가장 빠른 선수가 우승한다.
▲플라잉 1LAP
- 선수 한 명이 출전해 경기장 한 바퀴를 전력 질주, 결승선을 통과한 기록이 가장 빠른 선수가 우승하는 경기.
▲40㎞ 포인트레이스
- 매 2㎞마다 순위를 책정(총 스무 번 책정)해 점수를 차등 부여하고 최종합계로 순위를 결정하는 경기.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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