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상품의 가치가 물리적 생산물 자체가 아니라 브랜드, 감성, 창의성 등의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에 의해 결정되는 시대가 되었다. 갤럭시와 아이폰이라는 브랜드, 감성적인 디자인의 자동차, 혁신적인 IT 제품과 서비스에 우리는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
이렇게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도록 만드는 신뢰성 있는 브랜드, 감성적인 디자인, 혁신적인 기술 등 인간의 지적활동에 의하여 창조되는 무형의 자산들을 우리는 '지식재산(Intellectual Property)'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이러한 브랜드, 디자인, 기술, 예술, 아이디어 등을 함께 모아서 굳이 '지식재산'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무엇일까. 어떤 물건을 우리의 '재산(property)'이라고 부른다는 것은 그 물건을 독점ㆍ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유권이라는 법적 권리가 있음을 의미한다.
예컨대 아파트가 우리의 재산이라는 것은 우리가 그 아파트에서 정당하게 살 수 있고 무단으로 침입한 자를 나가게 할 수 있으며 임대료를 받으면서 아파트를 빌려줄 수 있는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인간의 정신적인 창작물을 포괄하여 지식재산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사실 이와 동일하다. 지적 창작물이 법적 권리로 보호되어 그 소유자가 정당하게 사용할 수 있고 타인의 무단 모방을 막을 수 있고 타인의 사용에 대한 대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즉 지식재산권이라는 독점ㆍ배타권으로 보호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창작물을 지식재산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지식재산의 본질도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가치가 있는 정신적인 창작물의 창작자에게 국가가 법률로 독점이라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지식재산제도인 것이다.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과 함께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여러 정부부처에서 지식재산에 대한 다양한 정책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정책의 내용을 보면 여전히 상당수의 정책입안자들은 독점에 의한 인센티브와 법적보호라는 지식재산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지원사업과 연구개발(R&D) 예산이라는 전통적 산업경제의 관점에서 지식재산과 창조경제를 말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지식재산은 국가가 보호를 해주기 때문에 인정되는 재산이다. 부동산과 달리 지적인 창작물은 모방과 침해가 용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식재산에 대하여 국가의 강력한 보호 의지가 없다면 지식재산은 더 이상 재산으로 인식되지 않고 국가의 지식재산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될 수가 없다.
지식재산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여 지식재산의 무단 모방자에 대해 보다 강력한 제제 수단을 도입하고 개인과 기업은 이러한 법적보호하에서 지식재산을 사업화하고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하며 이러한 독점이라는 인센티브를 통해 자발적으로 창의적인 지식재산을 다시 창출해내는 지식재산 생태계가 바로 존 호킨스가 말한 창조경제일 것이다.
집이 소유권이라는 권리로 보호되지 않는다면 그 집은 내 재산이 아니듯, 우리의 기술과 문화가 지식재산권이라는 권리로 보호되지 않는다면 그 기술과 문화는 우리의 재산이라고 부를 수 없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활발한 창업이 이루어지고 혁신이 가장 먼저 일어나는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서는 지식재산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여 기술개발과 혁신을 이루는 기업에게 강한 동기와 보상을 부여해 주는 것이 그 수십 배의 R&D 예산을 투입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인 정책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주한중 로하스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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