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公 상반기 실적, 경영 외적 요인이 변수
기온 올라 수요 줄고, 연료비 올랐지만 열요금은 1년째 동결, 전기 판매 단가도 떨어져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열과 전기를 주로 생산·판매하는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올해 상반기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기온 상승, 연료비 증가, 전기 판매 단가 하락 등 경영 외적인 요인이 한꺼번에 발생한 결과다. 여기에 지난해 7월 이후 단 한 번도 열 요금을 올리지 못한 점도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27일 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조3330억원, 영업이익은 74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4%, 40.4% 감소한 수치다. 반기 순이익은 229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68.3%나 줄었다.
전체 매출의 60% 가까이 차지하는 전기 부문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447만6000MWh로, 지난해보다 6.8%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기 사업의 매출액은 7888억원이었다. 전기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올 들어 전력 수급 상황이 많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매일 전력 예비력이 10%대를 웃도는 등 시중에 전기가 남아돌면서 판매 단가인 계통한계가격(SMP)이 뚝 떨어졌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연료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력 수급이 좋아지면서 SMP가 3.7% 하락했다"며 "전력 수요는 지난해보다 조금 많아졌지만 원전의 정상 가동과 신규 발전기 진입 등으로 공급 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열 부문 판매량은 662만8000Gcal로,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했다. 이는 외기온도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오른 탓에 단위당 열 사용량이 줄어서다. 회사 관계자는 "도시가스 사업자도 동절기의 온화한 외기온도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급감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발전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단가는 6% 올랐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으로 인해 열 요금은 지난해 7월 4.9% 인상한 이후 계속 동결된 점도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우리와 같은 집단에너지 사업자의 열 요금 현실화를 위해 꾸준히 정부에 인상 요인을 설명하고 있다"면서 "에너지관리공단에는 연료비 조정률 검증을 의뢰한 상태"라고 전했다. 지역난방공사는 원가를 적기에 반영할 수 있는 요금제 개선을 정부에 요청해놓은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 기업과 달리 우리 회사는 플랜트 사업이라서 경영상 문제가 아닌 외부 환경적 요인에 의해 실적이 일시 악화될 수 있다"며 "신규 설비 건설에 따른 실적 개선, 열 요금 인상 가능성, 배당 성향 등을 눈여겨 봐 달라"고 강조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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