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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금리'입장 변화에 충분한 설명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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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뒤인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이번에 한은이 15개월간 동결해온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금융정보 전문매체인 '연합인포맥스'가 오늘 국내외 채권전문가들에게 금통위의 결정에 대한 예상을 물어본 결과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설문대상 23명 중 무려 21명이 '0.25%포인트 인하'로 예상했다. 나머지 2명만 '동결'을 예상했다. 불과 한 달 전의 같은 조사에서 설문대상 22명 중 단 1명만 기준금리 인하를 점쳤던 것에 비하면 180도 분위기 반전이다.


이는 무엇보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태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16일 취임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강력한 경기부양 드라이브를 걸자 이 총재가 정책공조 차원에서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부쩍 힘을 얻었다. 이 총재는 지난 5월 '기준금리의 방향을 인하로 보기 어렵다'고 말해 금리인상 쪽으로 기운 듯했다. 그러더니 6월 '내수부진이 일시적인 것인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어 7월에는 '경기의 하방리스크 강화'와 '물가인상 압력 약화'를 거론했다. 같은 달 21일 최 부총리와 만난 뒤에는 '경제를 보는 시각이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런 저간의 사정이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이 총재를 포함한 7인의 금통위원에게 곤혹스러울 수도 있다. 시장의 기대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결정을 내릴 경우 정부가 가리키는 방향을 추종한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은 스스로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이라는 측면에서 체면손상이 불가피하다. 그렇다 해도 기준금리를 내려야 할 때는 내리는 것이 한은이 할 일이다. 그리고 지금은 심각한 내수부진을 타개하고 성장활력을 되살리기 위해 금리인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의 통화 양적완화가 오는 10월 종료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이번에 금리인하를 하지 않으면 실기의 우려도 있다.


문제는 기준금리와 관련한 한은의 태도변화에 대한 설명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가 어떤 상황이며 어디로 가고 있다고 보는지, 한은의 정책지향은 무엇인지를 이번에 분명히 밝혀야 한다. 어쩌면 기준금리 조정 자체보다 이것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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