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ㆍ저성장 기조 속에 국내 보험회사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기 위한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이 특히 중요한 때다. 이러한 시기에 CEO의 '원칙경영'은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CEO는 권한은 적되 책임은 큰 자리다. CEO가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상 일은 중간단계에서 이뤄진다고 보면 된다. CEO는 그 일들이 원칙대로 이뤄졌는지 점검하고 최종 책임을 지는 자리다.
CEO가 원칙에서 벗어난 권한을 행사하면 반드시 후유증이 있다. 때문에 한 번 세운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원칙은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미래를 앞서는 눈으로 새로운 원칙을 제시하고 그 원칙이 구성원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CEO의 능력은 여기서 드러난다.
나의 소망 중 하나는 CEO가 아닌 CEM으로 불리고 싶다는 것이다. '동기부여자(Motivator)' '전달자(Messenger)' '중재인(Mediator)'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CEO의 역할은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중재자가 되는 것이다. CEO 중심의 일방적인 상의하달식 경영은 피해야 한다. 일례로 강압적인 부모 아래서 자란 자식은 겉으로는 잘 자라는 듯 보일 수는 있지만, 성장과정 중 오히려 홍역을 크게 앓을 수 있다. 회사로 치면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반면에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고 소통하는 부모가 키운 자녀는 시간은 좀 걸릴지라도 스스로 성장하고 제 몫을 찾아서 한다. CEO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직원에게 걸맞은 동기부여를 제공해서 직원 스스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기업의 최고의 재산이자 경쟁력인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CEO는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제도적으로도 인재를 지원할 방법이 있는지 최선을 다해 생각하고 과감하게 추진해나가야 한다.
코리안리가 초일류 기업으로 가기 위해서도 글로벌 경쟁자들과 동등하게 맞설 수 있는 인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인재 양성은 세계 초일류 기업들만이 가지고 있는 성장과 변화의 DNA를 코리안리에 심기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다. CEO는 이러한 인재들을 스페셜리스트로 성장시켜나가야 한다. 저수익ㆍ저성장이라는 장애물과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 양성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코리안리는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주력시장인 아시아에서는 지역밀착형 마케팅을 통해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전 세계 지역으로 영업망을 확대할 것이다. 생명보험재보험 등 신시장에도 적극 진출해 안정적으로 해외계약을 인수해나갈 것이다.
모든 경영인의 최종적인 목표는 업계에서 1위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매출뿐만 아니라 인재, 기업문화, 모든 면에 있어서 최고를 지향한다. 원칙경영을 통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세계시장으로의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신뢰받는 재보험 파트너로 거듭나겠다는 계획도 차질 없게 실천해 나갈 것이다.
올해는 코리안리가 100년 기업으로 가는 출발점이 되는 해다. 지금까지는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재보험사와의 경쟁이었다면 앞으로는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세계 글로벌사들과의 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다.
재보험시장은 원보험시장만큼 큰 규모가 아니다. 글로벌 대형 재보험사인 스위스리(Swiss Re)도 50년 전에는 지금처럼 매출규모가 크지 않았다. 코리안리의 성장 속도, 인프라 구축 속도, 인재 수준 등을 볼 때 세계 1위의 꿈이 충분히 실현 가능할 것이다.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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