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최근 코스피가 연중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며 승승장구한 것은 정책과 외국인이라는 쌍두마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문가들은 8월 금융통화위원회까지 한국의 정책 모멘텀을 기대하는 외국인 투자심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코스피가 2070포인트를 넘었다. 2070선은 우리가 판단했던 현실적인 가정(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 -2.5% 하향, 배당성향 10%포인트 하향) 하에 제시했던 적정 코스피 수준이었고 8월 코스피 예상 밴드의 상단이기도 했다.
코스피가 이 수준을 넘어서려 한다는 것은 현 시장은 펀더멘털 영역이 아님을 시사한다.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요인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면 펀더멘털, 수급, 투자심리다. 이 세 요인의 힘이 항상 균형을 이루고 주가를 형성하지는 않는다. 이 기준에서 접근하면 현 시장은 수급과 투자심리가 펀더멘털보다 앞선다.
수급과 투자심리가 시장 상승을 주도할 때는 적정한 상승 목표치를 산정해내기 어렵다. 강력한 수급 주체인 외국인이 새로운 정책 모멘텀을 과연 어느 수준까지 코스피의 적정가치로 접근하고 있는 지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훼손되지 않는 한 시장의 상승 흐름은 이어질 수 있다. 외국인 매수와 투자심리 훼손 여부는 iShares MSCI 이머징마켓 상장지수펀드(EM ETF) 좌수 및 중국 증시 흐름을 통해 점검해볼 수 있다.
ishares MSCI EM ETF 좌수 추이를 보면 3월말부터 4월 중순까지 급증한 이후 증가와 소강상태를 반복했고 7월 이후 다시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신흥국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는 환경에서 정책 모멘텀이 발생한 한국 비중을 높임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강력한 외국인 매수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 지표의 추이가 꺾이기 전까지 외국인 매수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한다.
투자심리 훼손 여부는 중국 증시 흐름이 중요하다. 중국 증시는 지난 7월 한 달간 7.5% 급등했다. 중국 증시 상승은 경기 개선에 반응하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와 중국 경기 서프라이즈 비율이 동일한 궤적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서 '초이 노믹스'라는 정책 모멘텀도 뚜렷한 상승 요인이지만 중화 경제권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베팅도 함께 뒷받침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중국 증시 흐름은 국내 증시에 참여하는 외국인의 투자 심리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2011년 8월 갭 하락의 출발점이었던 코스피 2130포인트가 1차 상승 목표치가 될 수 있다. 이 지수는 현재 한국의 이익 수준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적정 배당성향으로 판단하는 31.7%를 온전히 반영한 가치와 일치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외국인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펀더멘털상으로도 설정할 수 있는 1차 목표치다.
시기적으로는 한국 정책 모멘텀에 기대하는 외국인 투자심리가 금통위가 예정된 8월 중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물론 단기 과열에 대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그 사이 기술적인 조정 과정은 감수해야 한다.
수급과 투자심리를 감안한 8월 코스피 밴드는 1980~2130포인트로 제시한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 현 증시의 두 가지 포인트는 정책과 외국인이다.
먼저 정책을 보면 코스피가 2012년 이후 이어진 박스권을 돌파한 것은 중국 경제 지표 회복에 따른 영향과 더불어 2기 경제팀의 경기부양책 때문이다.
증시 성과 측면에서 각 국가의 주요 경기 부양책은 일정기간 동안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회복과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정상화되면서 최근 주요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과 투자심리회복으로 주식형 자금 유입을 유발하는 모습이다.
정부 2기 경제팀의 경기부양책도 국내 증시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기업 내부유보금 활용방안 제시가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향후 장기 박스권 탈피와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최근 국내 증시는 대형주 중심의 외국인 매수세가 증시 상승을 이끄는 것으로 관찰된다. 외국인의 업종별 수급 상황을 보면 연초 높은 초과 비중을 보여줬던 IT와 자동차 업종 등 시가총액 최상위 업종의 초과 보유 비중이 하락했다. 이는 전년 대비 실적 개선세가 여타 업종 대비 부진하고 자동차 업종의 경우 올해 2분기 원화 강세 현상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실적 개선세가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업종을 중심으로 수급 개선이 확인되고 있다. 조선·화학·금융 등 전통적 경기민감업종의 외국인 보유 비중이 확대되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기민감업종 중에서 건설·금융 업종은 여전히 과거 평균 대비 비중이 작아 향후 자금 유입에 따른 수급 부담이 적다.
중국 부양책 발표 등 경기개선 가능성 확인 여부 정부 경기부양 기조 지속 및 한국은행 금리 인하 여부, 연간 기업실적 하향세 마무리가 이어지는 국면이 지속되면 향후 외국인 비중이 평균 이하인 경기민감업종의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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