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유럽연합(EU)이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 이후 준비해온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들어갔다.
EU는 31일(현지시간) 발행한 관보에 러시아 5개 은행의 유럽 금융시장 접근을 차단하는 내용이 포함된 러시아 경제제재 방안을 게재했다. EU의 경제 제재는 8월1일 발효된다.
EU는 러시아의 돈줄을 죄고자 러시아 정부가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은행이 유럽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만기 90일 이상의 채권을 발행하지 못하도록 했다.
EU는 이날 이 제재대상이 되는 5개 러시아 은행을 발표했다. 러시아 최대 상업은행인 스베르방크와 2위인 대외무역은행(VTB), 가스프롬방크, 국영 대외경제개발은행(VEB), 로셀크호즈방크가 제재 명단에 올랐다.
EU 회원국 개인과 기업은 이들 은행이 신규로 발행한 주식, 채권 등을 살거나 팔 수 없다. 그러나 이들 은행의 유럽 자회사는 제재 대상이 아니다.
EU 회원국 대표들은 앞서 29일 ▲유럽 금융 시장 접근 제한 ▲무기 수출 제한 ▲군수물자 전용 가능 품목 수출 제한 ▲에너지 등 민감한 기술 수출 제한 등의 내용이 담긴 러시아 경제 제재안에 합의했다.
러시아 국영은행들은 지난해 전체 자금 수요 158억 유로(약 22조원)의 거의 절반을 유럽 시장에서 조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을 제한함으로써 러시아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비용은 상승하고 자국 경제에 대한 자금공급 능력도 제약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 유럽 간 무기와 군용품 거래도 금지된다. 그러나 8월1일 이후 신규 계약만 제재 대상이라 2011년 체결된 프랑스의 러시아 미스트랄급 상륙함 수출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
EU는 또 러시아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 개발을 막고자 심해 시추, 셰일 가스와 북극 에너지 탐사 등에 쓰이는 장비 수출을 금지했다.
아울러 군수물자로 전용될 수 있는 화학 물질이나 전자 제품 등 이중용도품목의 러시아 수출도 제한했다.
EU는 3개월 뒤 경제 제재 효력을 살피고서 제재 명단 등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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