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4억달러→작년 7.6억달러로
올해 상반기에만 8.1억달러 자금 조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아프리카 기업공개(IPO)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되는 가운데 새로이 아프리카 내부에서도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늘고 있어 향후 몇 년동안은 IPO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아프리카 기업들이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가 이미 지난해 전체 조달 규모를 넘어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지난해 IPO를 통해 조달된 자금 규모가 7억5750만달러였는데 올해의 경우 상반기에만 8억850만달러의 자금 조달이 이뤄졌다.
2012년 아프리카 기업들이 IPO를 통해 조달한 규모는 3억4260만달러였다. 지난해 두 배 이상 성장했던 아프리카 IPO 시장이 올해 또 다시 두 배 이상 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IPO를 통해 신규 상장된 아프리카 기업의 숫자도 2012년 10개에서 지난해 18개로 늘었고 올해에는 현재까지 9개 기업이 신규 상장됐다.
인베스텍 자산운용의 조셉 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프리카 자본시장이 이제 막 태동하고 있는 상태여서 여전히 자본이 부족한 상태지만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상장기업이 증가하는 것은 앞서 사모펀드 투자의 결과 때문이라며 전례없는 사모펀드 투자가 이뤄진 후 이제 공모 투자로 확대되고 있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프랑스 시멘트업체 라파지는 지난달 나이지리아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계열사를 나이지리아의 라고소 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두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3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5월에는 이집트에서 아라비안 시멘트가 카이로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첫 상장이었다. IPO 당시 입찰 금액이 조달 목표 금액의 18배를 웃돌았다.
시장 자체가 아직 태동하는 상태여서 IPO 시장 급성장세가 일부 지역에 국한된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튀니지에서는 2012년 2개에 불과했던 상장기업 개수가 지난해 11개로 급증했다. 지난해 아프리카 신규 상장 기업의 절반 이상이 튀니지 시장에 상장된 셈이다. 언스트앤영은 올해 튀니지의 상장기업 숫자는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튀니지 태생의 어드밴스 이머징 캐피털의 슬림 페리아니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도 숨겨진 보석 같은 개인 소유 기업들이 많다"며 "향후 5~10년간 더 많은 IPO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선진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면 아프리카 IPO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잠시 주춤하는 것일 뿐 IPO 증가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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