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펀드(GPIF)가 국내 채권 비중을 줄이는 등 포트폴리오 개선에 나선 가운데 일본 민간 연기금들 역시 운용 자산 다변화에 나선다고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90조엔(약 910조1880억원)의 총자산을 운용하는 일본 민간 연기금들은 GPIF와 마찬가지로 국내채권의 비중을 줄일 계획이다. 이들은 대신 해외주식의 비중을 지금보다 더 늘릴 예정이다. 이는 해외주식보다 국내주식의 비중을 더 높게 한 GPIF의 수정안과는 약간 다른 것이다.
이미 민간 연기금들의 자국 채권 비중은 지난 3월 기준 전체 포트폴리오의 11.8%로 1년 전 11.4%보다 소폭 감소했다. 이들은 해외주식·해외채권의 비중을 더 확대하고 은행 대출 채권, 인프라 투자 등 대안투자도 늘릴 예정이다.
일본 정부가 채권 금리를 낮추면서 위험자산 투자를 유도하고 있는데다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인플레이션이 살아나면 채권 투자의 손실이 우려되는 것이 연기금들이 포트폴리오 변화를 추진하는 이유다.
7000억엔의 자산을 운용하는 일본 교직원상호협동조합(TMACS)의 히구치 토루 투자 총괄은 지난 3월말 기준 해외 및 국내 부동산 투자신탁의 비중을 2% 늘렸다고 밝혔다.
450억엔을 운용하는 오카야마 금속·기계 연금 펀드의 키구치 요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단기물 회사채 비중을 지난해 7%에서 올해 11%로 늘렸다"면서 "국채보다 수익률이 좋다"고 말했다.
WSJ는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2012년 이후 50%나 뛰었지만 일본 민간 연기금들이 국내 주식투자 확대를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의 투자 변동성이 크고 언제든지 다시 고꾸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본 민간 연기금 운용사들은 투자자들이 채권 금리를 웃도는 수익률을 원하면서도 증시보다는 가격 변동성이 낮은 투자처를 원한다고 말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타워스왓슨에 따르면 일본 민간 연기금들의 평균 수익률 목표치는 지난 2012년 2.33%였다. 이는 미국 연기금 7.17%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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