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부양장치로 비정질 금속의 생성 원리 규명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차세대 최첨단 소재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비정질 금속에 대해 국내 연구팀이 부양 장치로 그 생성원리를 규명했다. 앞으로 이를 이용하면 철강, 항공우주, 핵융합 등 최첨단 산업분야의 핵심 소재 개발이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연구팀이 21세기를 이끌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비정질 금속의 생성 원리를 부양 장치를 이용해 규명했다. 비정질 금속이란 금속을 녹인 후 급속히 냉각을 하면 산화물 유리와 마찬가지로 원자들이 무질서하게 배열된 액체 구조의 금속 유리로 만들어지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규칙적 결정 구조의 고체 금속을 용기에 담아 고온에서 액체 상태로 만든 뒤 급랭하면 유리와 같은 액체구조의 비정질 금속이 만들어진다. 비정질 금속은 강도와 탄성이 크게 높아 변형이 쉽다. 가볍고 철이나 티타늄보다 더 강도가 세다. 다양한 주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 스포츠 용품에서부터 특수한 우주용 부품까지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원하는 용도로 비정질 금속 소재를 쉽게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비정질 금속의 생성 메커니즘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금속을 녹이는 과정에서 금속을 담은 용기가 같이 녹거나 금속과 용기가 접촉하여 금속 자체에 대한 물성변화만 측정하기가 어려워 명확한 생성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이근우 박사팀은 금속과 용기의 접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정전기 공중 부양 장치'로 금속만 공중에 띄우는 획기적 방법을 도입함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정전기 공중부양 장치 안에 금속시료를 놓고 금속의 무게만큼의 전기장을 걸어주면 금속이 공중 부양된다. 이 때 레이저를 쏘면 금속을 부양된 상태로 고온의 액체로 만들 수 있다.
이후 어는 점 이하에서 과냉각 액체 상태를 유지하면서 고체 결정으로 변하는 시간을 측정한 결과 계면 에너지가 클수록 고체 결정으로 변하는 시간이 길어져 비정질 금속이 효과적으로 생성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 신기술융합형성장동력사업 지원 하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강대임) 광도센터 이근우 박사팀이 주도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s(논문명:nterfacial Free Energy Controlling Glass-Forming Ability of Cu-Zr Alloys) 최신호에 실렸다.
이근우 박사는 "그동안 비정질 금속의 생성원리를 몰랐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은 기존에 누적된 실험데이터를 추상적으로 참고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에 과냉각 상태에서 비정질 생성원리를 규명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비정질 금속 제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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