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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脫朴? 비주류는 '헐리웃 액션'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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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박근혜 대통령 취임 1년 4개월 만에 새누리당에서 '친박근혜 이탈' '레임덕' 이란 단어가 나오고 있다. 당 주류에선 청와대 견제 움직임도 감지된다.


정권 초 이례적 현상들이다. 더구나 지지층 결속력이 강한 박 대통령에게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다. 세월호 참사란 예상치 못한 대형 돌발 변수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지만 대통령 집권 초 여권 내 '이상기류'는 지속 여부를 떠나 당장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당내에서도 이런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비주류 진영은 주류 진영의 '탈박(脫朴)' 움직임의 지속 여부와 그에 따른 자신들의 향후 행보를 두고 고민이 깊다. 주류가 '변화'를 선점할 경우 비주류의 활동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류 재편과 그로 인한 여권 전체의 권력구도가 재정립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래서 비주류는 주류의 '탈박' 움직임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윤상현 사무총장 발 '혁신' 움직임이다. 대표적 당내 핵심 친박 인사인 그가 박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 핵심부와 교감 없이 단독 플레이를 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윤 사무총장은 연일 '혁신'을 외치고 있고 대표적 '박근혜 키즈'인 이준석씨를 위원장으로 한 '혁신위원회'도 구성했다. 이준석 위원장은 곧바로 "새누리당의 위기에는 청와대의 책임이 있다" "대통령과 관계 재정립" 등의 공격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친박근혜계 맏형이자 좌장으로 차기 유력 당권 주자인 서청원 의원은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에 앞장서더니 이번에는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대해서도 "만약 논문 표절뿐만 아니라 칼럼까지도 대필했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비판적 입장을 내놨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하루 만에 "특정인을 염두에 두지 않은 원론적 얘기였는데 와전됐다"고 해명했지만 김 후보자를 두고 30일 "국민적 눈높이로 볼 때 논문 표절이나 연구비 등 문제가 있다면 (인사청문회를) 통과 못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었다.


반면 핵심 친박 인사인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1일 당 회의에서 "구체적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는데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의혹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은 상당히 유감"이라며 "인사청문회에서 차분하게 본인의 해명을 들어봐야 한다"고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비주류 진영은 주류의 이런 혼선을 극도로 경계하는 눈치다. 주류 진영의 청와대 견제 움직임을 두고 '헐리웃 액션'이란 의구심도 갖고 있다. 비주류인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당 주류의 탈박 움직임에 대해 "전체적인 분위기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류 진영의 탈박 움직임이 감지되고는 있지만 배경과 실체에 대해선 선뜻 답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이 의원은 "원칙을 강조하던 박 대통령의 원칙이 무너지고 이로 인해 지지층이 급속하게 균열되면서 (주류가) 변화하려는 움직임은 있다"면서 "그러나 (그 변화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표면적으로는 7·14 전당대회를 앞두고 각자도생의 길을 가고 있고 대통령 보다 개인의 정치적 득실을 고려해 움직이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당 관계자도 "주류의 변화가 시작된 것은 맞는데 '탈박'현상으로 봐야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주류가 현 위기를 통해 주류 내 권력지형을 재편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다만 7·14 전당대회에서 비주류인 김무성 의원이 당권을 잡고 7·30 재·보선에서 당이 완패할 경우 당내 '친박 이탈' 현상에도 가속이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주류 측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지금의 위기 국면을 돌파하고 다시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예상보다 빨리 당 주류가 분화할 수 있다. 7·30 재·보선 결과가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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