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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野性' 회복… 빚과 매출 함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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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지난해 부채를 줄이면서 몸을 사렸던 기업들이 서서히 공격성을 회복하고 있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매출액증가율와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함께 늘어났지만, 재무 안정성을 위협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상장기업 경영분석' 결과 성장성을 보여주는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했다. 총자산과 유형자산도 전분기말대비 각각 1.7%, 0.2% 증가했다.

업종별로 전기전자(10.6→0.2%)의 매출액증가율은 하락했지만, 자동차(-3.6→9.0%)와 건설(0.9→7.7%) 등 대부분의 업종에선 매출액증가율이 상승세를 보였다. 총자산증가율은 제조업에서 소폭 둔화됐지만(2.7→2.0%), 비제조업의 흐름은 종전과 비슷했다.


수익성 지표도 나아졌다. 전년동기와 비교한 매출액영업이익률이 4.8%에서 5.2%로 증가했고,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4.8%에서 5.6%로 올라섰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이 오른 데에는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비중 축소가 영향을 줬다. 동양그룹과 STX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부 채무가 면제돼 법인세차감전순이익률(4.8→5.6%)도 전년동기대비 상승세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기계와 전기전자, 가구 및 기타, 건설, 운수 등의 수익성이 나아졌고, 금융위기 이후 수주 감소로 고전 중인 조선과 석유화학, 금속제품 등의 수익성은 하락했다. 다만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제조업(6.2→6.8%)과 비제조업(2.4→3.7%)에서 고루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이 올라가면서 전년동기대비 이자보상비율은(422.0→477.7%) 비교적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이자보상비율이란, 기업의 수익으로 이자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을 금융비용부담률로 나눠 구한다.


세부 지표를 봐도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32.7→31.9%)과 100~300% (13.5→12.9%) 업체들의 비중이 줄었고, 300~500%(7.6→7.8%) 기업과 500% 초과(46.1→47.4%) 기업들의 비중이 확대됐다. 자금 사정에 여유가 생긴 기업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재무 안정성은 1분기 지표에서 유일하게 뒷걸음질쳤지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한은의 평가다. 전분기말과 비교한 1분기말 부채비율(95.5→97.2%)과 차입금의존도(25.4→25.5%)는 각각 1.7%포인트, 0.1%포인트 상승했다. 빚이 줄며 수익성도 함께 나빠졌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기업 심리가 한결 건강해졌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한편 업체당 평균 현금증가액은 21억원으로 전년동기 54억원의 절반 이하에 그쳤다. 현금유입이나 조달 규모가 줄었다는 의미인데, 수익성과는 다른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현금이나 다름없는 매출채권이 늘었다면 남는 장사를 하고도 현금증가액은 줄어들 수 있어서다.


현금증가액이 줄어 현금흐름보상비율은 45.2%로 전년동기(55.6%)보다 10.4%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의 현금유입 감소세가 원인이 됐다. 현금흐름보상비율은 현금 수입으로 단기차입금과 이자비용을 어느 정도 부담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번 조사는 재무제표를 작성해 공시하는 1518개 상장기업과 업종별 대표 비상장기업 144개(금융·보험업 및 공정위 지주회사 제외)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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