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세월호 사고 이후 각종 재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며 안전 프로그램 인기가 높아졌다.
24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중앙119구조본부가 운영 중인 '재난 현장 생존 훈련' 프로그램의 지난 5월 신청자는 150명으로 월별 평균 신청자의 3배에 달했다. 세월호 사고에다 고양버스터미널 화재, 요양원 사고 등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안전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인이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19구조본부는 주로 기초수급대상자나 장애인 등 재난 취약계층을 돕는 사회ㆍ복지단체의 신청을 받아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일반 신청자들은 일정 인원이 모여야 반을 만들어 훈련에 참가시키는데, 최근 개인별로 신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이들의 태도도 더욱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구조본부 측은 "예전에는 시간이나 때우다 가려는 분위기였다면 요즘에는 훈련에 열의를 보이는 참가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개인이나 단체가 다시 참가 신청을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
교육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훈련 수용 능력이 못 따라가고 있다. 이 때문에 상당한 기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구조본부 측의 설명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입소문을 타면서 신청 인원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다 수용하면 형식적 훈련에 그칠 수 있어 교육 인원을 마냥 늘릴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훈련 프로그램은 구조본부 내 실제 상황과 비슷한 모델을 만들어 체험자가 직접 재난상황을 겪을 수 있게 구성돼 있다. 경기 남양주시 중앙119구조본부에는 여러 재난 상황을 상정한 시설들이 마련돼 있다.지진으로 붕괴된 건물 안에서 부상자를 구호하는 방법이라든가 뒤집혀진 보트 안에서 에어포켓 생존법을 배우는 식이다.
훈련을 담당하는 중앙119구조본부 대원들은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재난 생존 훈련 프로그램을 받았다면 많은 생명이 탈출해 목숨을 건졌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정광복 소방대원은 "평소 재난 상황 발생 시 자신의 역할을 숙지해 뒀다가 실제 상황이 터지면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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