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분리과세…건보료 부담 경감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정부가 주택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 방침을 변경해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을 덜어주는 쪽으로 수정한다. 주택 보유 수와 상관없이 연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는 분리과세를 적용받고 세금 부과 시기도 당초 정부안보다 1년 늦춰진다.
또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인 주택 보유자는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하도록 해 별도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없애고 임대소득의 20%만 건보료 산정 과표에 반영하는 등 건보료 부담을 최소화한다. 다만 2주택 보유자의 전세 임대소득(간주임대료)에 대해서는 과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여당은 13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주택임대소득 과세체계 개편방향'을 확정한다. 정부가 2월26일 주택 임대소득 과세 강화 방침을 발표한 후 불안 심리가 확산되자, 3월5일 보완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국회 수정안까지 연달아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당정은 일단 주택을 몇 채 가졌는지 상관없이 연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면 분리과세(14%) 하기로 했다. 이를 초과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대 38%의 종합소득세율(누진세)을 적용한다. 주택 보유 수가 아니라 임대소득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얘기다. 과세 시점은 당초 계획보다 1년 더 늦춰 2017년부터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을 매긴다.
2주택 보유자의 전세 임대소득은 과세 대상으로 남겨두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비과세기간 연장, 주택 수 기준 폐지 등의 수정안을 감안할 때 2주택 전세과세에 대한 시장 부담을 덜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준시가 9억원을 넘는 고가주택이라도 임대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면 비과세·분리과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기준시가 9억원을 넘는 주택을 1채라도 보유하면 임대소득 규모에 상관없이 무조건 종합과세를 적용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임대소득을 기준으로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8억원짜리 주택 2채를 보유한 경우 연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면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9억원 이상 1주택 보유자는 종합과세 대상이 돼 과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었다. 다만 고가주택 기준을 폐지할 경우 고액자산가에게 지나친 혜택을 부여한다는 비판이 일 수도 있다.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하는 건보료 또한 증가한다는 일부 반발에 따라 건보료 부담도 덜어주기로 했다. 연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인 주택 보유자는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자격이 유지돼 지금처럼 별도의 건보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또 지역가입자는 임대소득의 20%만 건보료 산정 과표에 반영돼 건보료 부담이 줄어든다.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수정안은 6월 임시국회에서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될 예정이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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