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인턴제 참여 횟수가 많을 수록 정규직으로 채용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력서 스펙쌓기식의 형식적인 인턴활동이 오히려 취업에 도움이 안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호원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11일 '인턴제 업무수준의 교육, 기술 및 전공 일치가 인턴제 참여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정책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청년인턴 경험이 있는 대졸 청년 3000여명의 인턴 업무 수준과 취업의 상관관계 등을 분석한 결과, 인턴십에 1회 참여한 2663명 중 정규직 채용 비율은 22.3%였으나, 2회 이상 참여한 358명 가운데 정규직이 된 비율은 10.3%에 그쳤다. 전체 인턴 경험자 중 인턴을 마치고 해당 직장에 정규직으로 채용된 경우는 20.9%로 집계됐다.
특히 자신의 전공이나 기술, 교육 수준에 맞는 기업과 직무를 선택해 인턴으로 일하는 것이 정규직으로 채용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턴으로 근무한 업무 수준이 자신의 교육 수준과 일치한다고 답한 청년(1709명)의 23.8%가 정규직으로 들어간 데 반해, 일치하지 않는다고 인식한 집단(1306명)의 정규직 입사 비율은 17.2%였다.
업무와 기술수준을 비교한 조사에서도 일치했다고 답변한 1665명 중 24.4%가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일치하지 않았다고 생각한 1336명 중에 정규직으로 입사한 비율은 16.6%에 그쳤다. 업무와 전공 간 일치 여부를 묻는 조사 역시 '맞다'고 답한 응답자 2227명 중 22.3%가 정규직으로 입사했고,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794명 중 17.0%만 정규직으로 들어갔다.
김 연구위원은 "전공이나 교육, 기술 수준을 고려해 자신에게 적합한 기업이나 직무를 선택해 인턴제에 참여해야 한다"며 "전공이나 교육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스펙쌓기 식의 형식적인 인턴 활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턴제가 구인·구직자 잡매칭의 중요한 프로세스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은 인턴제를 채용수단으로 운영하고, 대학생 등 청년구직자는 인턴제를 자신이 취업하고 싶은 기업을 탐색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정보원은 오는 1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리는 '2014 고용패널학술대회'에서 해당 보고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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