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이화회', '삼수회', '마목회'.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이 여신금융업계 대표들과 가지는 모임의 이름이다. 격월로 진행되는 조찬모임으로 이화회는 둘째주 화요일, 삼수회는 셋째주 수요일 그리고 마목회는 마지막주 목요일에 진행된다. 이화회는 카드업계, 삼수회는 리스·할부업계, 마목회는 신기술금융사 대표들이 참석해 김 회장과 조찬 모임을 갖는다. 김 회장이 협회와 업계 간 소통을 강화하고 현안 과제 해결을 위해 마련한 자리다.
지난 4일 취임 1년을 맞은 김 회장은 기자와 만나 "지난 1년 간 업계를 대표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당국과 업계의 소통을 강화하고 현안 과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여신금융업계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원칙론에 가까운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최근 미로에 갇혀 있는 여신금융업의 출구 찾기 구상이 한창 진행 중이다. 우선 신종금융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 여신금융업계에 위협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업계와 활발히 논의 중이다.
김 회장은 "최근 카카오톡과 금융결제원 제휴의 뱅카월렛서비스 등 새로운 신종 지불결제수단이 등장하면서 신용카드업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 정보기술(IT) 기반에 의한 신종금융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금융권역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카드업을 포함한 여신금융업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조사기능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내년 즈음 협회 내 여신금융연구센터를 확대한 여신금융연구소를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여신금융 고유의 연구조사를 강화하고 신(新)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그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경기선행지표 개발 등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과제 중 하나"라며 "정부가 추진 중인 통일대박 시대를 대비해 대북지원을 위한 여신금융업의 역할과 기능을 새롭게 정립하고 그에 맞는 신상품 개발을 연구하고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서 김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에 직면하면서 업계의 다양한 이슈를 해결하는데 많은 어려움과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카드를 제외한 여신금융사의 업무 범위를 네거티브제로 전환하고 신기술투자 대상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성과"라며 "다만, 아쉬운 점은 정보유출 사태 등으로 카드업계가 신뢰를 확보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업계의 규제완화 노력이 동력을 잃게 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작년 11월말 금융비전을 발표하면서 카드업을 제외한 여신금융사의 업무범위를 네거티브제로 전환하는 등 여신금융업의 규율체계를 정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리스 및 할부사의 영업규제와 신기술금융사의 투자 대상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여신금융업의 역할과 기능은 실물에 기반을 둔 중소서민금융 지원에 있다"며 "만약 여신금융업에 과도한 규제가 가해질 경우 대부업 등 비제도권 금융의 반사적 이익과 소비자 보호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여신금융사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서는 타 금융권과의 업무 형평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신용카드 업무범위 확대와 신용카드발급 모범규준 확대, 여신금융사의 본업비율과 레버리지규제를 완화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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