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브라질 월드컵 개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좀처럼 상승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2000선 안착' 수 차례 시도중인 국내 증시에 확실한 단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배어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지 분위기는 우울하기만 하다. 5%대로 내려 앉았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재차 반등하며 6.3%를 기록했고, 산업생산은 4개월 연속 역성장을 지속했다. 더욱이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해외 투자금융회사 관계자들은 올 하반기 브라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감스럽게도 역대 월드컵 이후 개최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웠다. 특히 선진국이 아닌 신흥국에서 열릴 경우에는 이 같은 흐름이 더욱 뚜렷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까지 7개국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은 정작 대회를 기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브라질 경제가 속해있는 신흥 개최국들의 경제성장률이 월드컵 종료 바로 다음에 역성장을 기록했고, 향후 2~3분기 이후에도 이전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했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흥 개최국들의 경제가 월드컵 이벤트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인 이유는 멕시코, 남아공, 한국 등과 마찬가지로 고정투자가 대회 종료와 함께 둔화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브라질로 해외자본 유입세가 재차 확대되고 있지만 역대 사례를 감안해 대회 이후 자본 향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 증시의 월드컵 수혜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미 인프라 등 투자가 끝난 가운데 국내에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월드컵 개최에 따른 내수 소비 확대인데, 이번 월드컵의 경우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가운데 한국 경기 시간이 주중 새벽 또는 이른 아침에 예정돼 있어 월드컵 개최에 따른 소비 확대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 월드컵 개최 기간 국내 증시의 업종별 등락 추이를 보면 월드컵 수혜 업종이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 기간 유통, 의료정밀, 기계, 건설, 은행 업종 순으로 업종별 수익률이 높았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기간에는 의료정밀, 철강금속, 운수창고, 화학, 보험 등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박 연구원은 "월드컵 수혜주로 거론되는 음식료(음료 및 주류, 육계 등) 업체는 실적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하이트맥주, 롯데칠성, 마니커 등 음식료주의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개최 기간인 2~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보면 일정 부문 월드컵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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