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으로 인한 기술역전 우려를 불식시켰다.
삼성전자는 29일 세계 최초로 '2세대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32단 3D V낸드 메모리)'를 국내에서 본격 양산한다고 밝혔다.
지난 9일부터 중국 시안공장에서 1세대 3D V낸드를 본격 양산한 데 이어, 국내에서는 2세대 3D V낸드를 양산하게 된 것. 중국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기지가 설립되며 한국이 보유한 기술을 중국에 노출시킨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국내에서 한 발 앞선 기술의 3D V낸드를 양산하며 이 논란을 잠재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3D V낸드를 양산하고 있다. 3D V낸드는 기존의 '수평구조 2차원 셀 제조방식'을 '수직구조 3차원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단층 주택지역을 아파트 단지로 개발해 가구 수를 늘린 것과 같은 원리로 볼 수 있다.
기존 2차원 낸드플래시는 미세화하는 과정에서 셀 간 간격이 좁아지고 전자가 누설되는 '간섭 현상'이 발생하는 미세공정의 한계로 고용량 낸드플래시 구현이 어려웠다. 이에 3D V낸드가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3D V낸드를 양산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이번에 양산하는 2세대 3D V낸드는 1세대 V낸드보다 30% 이상 적층 수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2세대의 경우 신규설비 투입 없이 기존 1세대 설비를 그대로 활용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 설비를 활용하면서도 적층 수를 높여 집적도를 향상시켰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을 크게 높인 것.
한편 삼성전자는 작년에 1세대 3D V낸드 기반의 데이터센터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출시해 3차원 메모리 시장을 처음 창출한 데 이어, 올해는 2세대 3D V낸드 기반의 프리미엄 PC용 SSD를 출시해 '3차원 메모리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이번에 출시한 프리미엄 PC용 SSD 라인업(128/256/512기가바이트, 1테라바이트)은 기존 평면구조 MLC(2bit/Cell) 낸드플래시 기반 SSD대비 신뢰도 수명을 2배 늘리면서도 전력 소비량은 20% 절감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2세대 V낸드 기술을 기반으로 신뢰성이 높은 프리미엄 SSD와 대용량 SSD등 다양한 라인업을 적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부사장은 "데이터센터 시장에 이어 PC 시장까지 주도할 최적의 3D V낸드 SSD 라인업을 출시했다"며 "향후에도 글로벌 IT 고객들에게 뛰어난 성능의 대용량 V낸드 SSD를 적기에 제공, V낸드 대중화 시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시장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메모리 시장은 올해 755억달러에서 2017년 797억달러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 중 낸드플래시 시장은 446억달러로 50% 이상 비중을 차지하며 메모리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SSD 시장 역시 2017년 235억달러로 올해(145억달러) 대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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